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안창호 인권위원장이 지난 5일 오전 인권위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광고스타벅스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마케팅 등을 계기로 이른바 ‘일베식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기독교 단체의 ‘반동성애’ 집회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참석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2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안 위원장은 지난 22일 제9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13일 열리는 “퀴어문화축제 및 거룩한방파제 행사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등이 주최하는 ‘퀴어문화축제’뿐 아니라 보수 기독교 단체가 맞불성으로 여는 ‘거룩한방파제 행사’에도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현직 인권위원장이 반동성애 집회 참석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안 위원장은 취임 후 처음 맞은 지난해 퀴어문화축제에 불참했다. 퀴어문화축제와 반대 집회 둘 중 하나만 참석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인권위는 2017년부터 퀴어문화축제에 부스를 차려 공식 참여해왔으며 불참한 건 지난해가 유일하다.광고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런 ‘기계적 중립’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는 행태라고 목소리 높였다. 조직위는 22일 낸 입장문을 통해 “인권위가 성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요구하는 축제와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혐오를 선동해온 집회를 동일 선상에 놓고 대응하겠다는 것은 인권의 가치를 왜곡하는 행위”라며 안 위원장이 지금까지 해 온 성소수자 혐오 표현과 차별 선동에 대해 사과하고 혐오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이런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다면, 인권위와 안 위원장의 축제 참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안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정부가 혐오 표현에 대한 법적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뤄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일베처럼 조롱 혐오를 방지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과징금 등 필요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혐오 표현을 직접 규제·처벌할 법적 근거가 미비한 입법 공백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광고광고무지개행동 공동대표를 맡은 박한희 변호사는 “안 위원장의 행동은, 한쪽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가 열리는 와중에 반대쪽에서 일베가 조롱 집회를 하고 있으면, 둘 다 가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인권위 수장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선동을 조장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혐오표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