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벽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광고김채운 | 정치팀 기자“정말 어르신들 요양원만은 보내고 싶지 않거든요. 가정에서 함께 지내다 보내고 싶습니다. 산업 1세대라고 추어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근골격계(질환)로 시름시름 아파하는 사람들 제대로 돌보는 행정을 하고 싶습니다. 내가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저는 됐으면 하는 바람인 거죠.”온통 ‘에이아이(AI)·에이엑스(AX), 산업 대전환이 어쩌고’ 하는 선거 공약에 신물이 날 무렵, 한 광역단체장 후보가 후보자 티브이(TV) 토론회 막바지에 한 이 말이 가슴에 남았다. 요양원의 역할을 무조건 평가절하할 수는 없지만, “아파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돌보는 행정을 하고 싶다”는 그 한마디의 무게가 묵직했다.광고6·3 지방선거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사전투표도 29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뽑힐 후보자는 기초·광역 자치단체장, 지역의원, 교육감을 합쳐 4227명,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까지 합치면 모두 4241명의 당선자가 지역 살림을 책임지게 된다. 전국 단위 선거 중 규모도 가장 크지만, 지방자치를 책임질 ‘생활 밀착형’ 일꾼들을 뽑는다는 점에서 대선이나 총선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돌이켜보면 지난 3월 말 검찰개혁의 일환인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회가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하면서 국회 출입 기자들도 숨 가쁘게 선거 흐름을 따라가느라 바쁘게 두달 반여를 보냈다. 각 당의 인재 영입과 공천을 두고 수싸움과 예측·해석이 치열했고, 후보자 윤곽과 구도가 드러난 뒤엔 여론조사를 따라가며 ‘선거 판세’ 기사가 쏟아졌다.광고광고국회 출입 기자로서 아쉬웠던 건, 주로 정무적인 판세 분석을 따라가다 보니 정작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정책 공약을 세밀하게 살필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한겨레는 전국부의 ‘6·3 지방선거 동바세바(동네를 바꿔야 세상이 바뀐다)’ 코너에서 각 지역의원 후보와 공약을 자세히 소개했고, 사회정책부에서도 젠더·환경·노동 등 분야별 공약을 자세히 분석해 보도했다. 다만 국회에서는 주로 ‘정당이 누굴 공천하고 누굴 떨어뜨리느냐’, ‘어느 지역에서 어느 정당이 이기고, 어디가 박빙이냐’를 중심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쓰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알맹이를 빼놓고 기사를 쓰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각종 유세나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외치는 공약은 주로 구호성인 경우가 많아 그 실효성을 따지기가 쉽지 않았고, 너도나도 “에이아이”를 외치는 통에 그 공약이 그 공약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내가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픈 사람을 제대로 돌보는 행정을 하고 싶다’는 말 한마디가, 쉴 새 없이 ‘판세’에만 골몰하던 나를 멈춰 세운 듯했다.사전투표 날에는 국회 출입 기자가 아니라, 우리 동네에 사는 한 유권자로 돌아가 표를 던지려고 한다. 어느 당이 어디서 이기는 데에 골몰하기보단, 더 이상 친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도 적절한 도움을 받으며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민원 걱정 없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동네에서부터 힘쓸 일꾼을 뽑고 싶다.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