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정부가 지난해 10월 미국으로부터 건조 승인을 얻어낸 ‘핵추진 잠수함’(핵잠)을 만들기 위한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저농축우라늄(LEU) 원료를 탑재한 5000t급 잠수함을 203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서 우리 기술로 만들고 미국한테선 연료만 공급받는다. 이 계획을 승인한 미국은 우리 핵잠을 동중국해·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활용하려 들 게 뻔하다. 국가의 명운을 걸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큰 도전에 나선 만큼, 핵잠이 주변의 여러 위협과 간섭으로부터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도록 해야 한다. 미래국방전략위원회는 26일 오후 경남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첫 회의를 열어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핵잠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며 나아가 대한민국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현안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서도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전환 시기를 포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완성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의 1호 안건으로 ‘장보고 엔(N)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붙은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가 만든 핵잠 1번함의 진수 시점은 ‘2030년대 중반’으로 정해졌다.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가 추진하는 오커스(AUKUS)와 달리 농축도가 90% 이상인 고농축우라늄(HEU) 대신 20% 미만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쓴다. 오로지 우리 기술만으로 자주적으로 개발·건조하고, 지난해 11월 한-미 간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나온 대로 미국한테선 ‘연료’만 조달받는다. 안 장관은 핵무기를 보유·개발하지 않고, 핵 비확산 의무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간섭과 국제 사회의 우려를 최대한 낮추면서 사업을 주체적으로 끌고 가려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미 간 실무협의는 곧 만들어지는 ‘실무그룹’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진짜 고민은 핵잠 건조 뒤 시작된다. 우리는 이 전력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북한 잠수함을 감시하는 데 쓴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글로벌 전략을 실행하는 데 적극 동원하려 들 것이다. 자칫하면 미-중 갈등에 휘말릴 수 있고, 동아시아 내 군비 경쟁에 불을 지를 수도 있다. 한국의 핵잠 건조는 역내 질서에 복잡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다.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나아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