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24일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 중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이투리주에서 방역복을 입은 국제적십자사 직원들이 목재 관에 든 주검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광고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추정 환자가 9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유행을 막기가 특히 어렵다고 우려했다. 발병 근원지가 민주콩고 북부의 오지인 데다 반군에 장악돼 있는 탓이다.르몽드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각)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최 보건장관 화상회의에서 “여러 요인으로 이번 에볼라 유행이 특히 관리하기 어렵다”며 “대응을 긴급히 확대하고 있으나, 지금으로선 감염병 확산세가 우리 방역 조처를 앞지른다”고 밝혔다. 그는 26일 민주콩고를 방문해 방역 현장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민주콩고에서는 지난 15일 에볼라 분디부기오(분디부조)종 확진자 2명이 나온 뒤 병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민주콩고 보건부는 25일까지 환자 930명이 의심 증상을 보였고 101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의심 증세 뒤 사망한 사람은 221명이다. 확진자와 밀첩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이들이 2200명이어서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는 22일부터 민주콩고의 국가적 공중보건 위험 수준을 기존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올린 상태다.광고민주콩고 동쪽의 우간다에서도 25일 2명이 새로 확진됐다. 우간다에서는 15일 2명, 23일 3명에 이어 확진자가 점점 늘고 있다. 아프리카 질병센터는 민주콩고·우간다 말고도 남수단·르완다·부룬디 등 10개 나라가 이번 유행에 추가로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에볼라는 고열과 전신성 출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1976년 민주콩고(당시 자이르)에서 처음 확인된 뒤,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 1만5000명 이상이 이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다. 치명률은 바이러스 종에 따라 25∼90%에 이른다. 이번에 유행하는 분디부기오종의 치명률은 50%로 알려졌으며,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광고광고이에 보건 당국은 의심 환자를 신속히 파악·격리해 확산을 누그러뜨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발병이 확인된 3개 주에서는 지역 전통인 장례 전야제가 금지됐고, 다중이 모이는 공개 집회도 제한됐다. 간선 도로의 통행도 물자 등을 나르는 필수 이동으로 축소됐다. 특히 유행 진원지인 동북부 이투리의 주도 부니아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25일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이투리주 주도 부니아에서 국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에볼라 바이러스 예방 수칙을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그러나 금광 지역인 이투리를 오가는 광업 종사자가 많아 당국이 이동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웃나라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반정부 무장단체 엠(M)23이 민주콩고 북부 넓은 지역을 장악한 점도 악재다. 의심 환자가 생기면 역학조사관이 신속히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환자를 격리 치료해야 하지만, 접근조차 어려운 동네가 많다. 이투리 인구는 8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100만명은 치안과 위생이 열악한 피난민 캠프에 산다.광고장 카세야 아프리카 질병센터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인구의) 활발한 이동과 치안 불안”이 유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여기에 방역 조처에 대한 주민들 불신 역시 방역에 발목을 잡는다. 일부 주민은 장례 제한과 격리에 반발해 의료시설을 공격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2일 밤부터 23일 새벽 사이 자신들이 지역 병원에서 운영하는 의료 천막 하나가 불탔다고 밝혔다. 앞서 21일엔 현지 젊은이들이 사망한 에볼라 환자를 장례 지내겠다며 주검을 요구하다가 이 병원의 격리용 천막 두 동을 불태웠다.다만 국제 보건 당국은 전세계적 팬데믹(대유행)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에볼라 유행의 세계적 위험 수준은 ‘낮음’으로 유지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와 다른 대륙 사이의 인구 이동이 비교적 적은 데다, 에볼라 바이러스 전파력이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병보다 낮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의 치명률이 높으면 전파 속도는 느리다.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알고 있고 멈추는 방법도 알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빨리 그렇게 할 수 있느냐”라며 아프리카 각국의 방역 동참을 당부했다.광고한편 한국 질병관리청은 혹시 모를 환자 입국에 대비해 ‘중점검역관리국’을 기존 민주콩고·우간다·남수단 3곳에서 이날부터 에티오피아·르완다까지 5곳으로 늘렸다. 이 지역을 방문한 모든 한국 입국자는 검역 정보를 사전 입력하는 ‘큐코드’를 통해 건강 이상 여부를 신고해야 한다. 미국 역시 민주콩고·우간다발 항공 여행객에 대한 보건 검사를 강화한 상태다.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