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해 3월 31일 산불 직후(왼쪽)와, 1년 뒤인 올해 5월 17일 고운사(오른쪽).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광고지난해 3월 경북 의성을 덮친 대형 산불로 사실상 전소됐던 천년고찰 고운사 사찰림이 1년만에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공조림 없이 자연복원 방식으로 회복 중인 숲이 산불과 산사태에 더 강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등 5개 단체 연대체와 이규송 강원대 연구팀은 22일 유엔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결과 보고서(식생편): 되살아나는 보호지역’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고운사 사찰림은 지난해 3월 영남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사찰림(248.87ha)의 97%가 피해를 입었으며, 주지스님의 뜻에 따라 자연복원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찰림을 포함한 고운사 유역 전체 401.29핵타르(ha) 가운데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의 76.6%에서 자연복원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에 탄 숲에서는 가장 먼저 콩과 식물인 참싸리가 자리 잡았다. 연구팀은 참싸리가 토양에 질소를 공급하며 굴참나무와 신갈나무 같은 활엽수가 자랄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광고 인공위성(센티널-2)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고운사 유역의 정규화 식생지수(NDVI)는 산불 직후 약 0.14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18일 기준 0.516까지 회복됐다. 평년 수준(약 0.74)의 70%에 이르는 수치로, 정규화 식생지수 값은 1에 가까울수록 식생이 더 울창하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자연 복원되고 있는 숲이 산불에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불이 발생하기 이전에 고운사 유역의 소나무림 비중은 58.51%였으나, 산불 발생 1년 이후 0.58%로 급감했다. 대신 그 자리의 87%를 굴참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류가 채웠다. 참나무는 수분을 많이 함유해 산불에 강한 반면, 소나무는 기름 성분인 송진을 함유해 산불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소나무가 많았던 고운사 사찰림은 당시 화재로 49.57%가 나무 꼭대기까지 타는 ‘수관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광고광고 산사태 위험도 크게 줄었다. 연구팀이 국내 산지 토양침식 예측모델을 활용해 극한호우 상황(50년 빈도 강우, 24시간 누적 약 210㎜)을 가정한 결과, 사찰림의 토양 침식 평균값은 산불 직후보다 약 3.6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양 침식 위험구간 비율은 51.1%에서 10.8%로 줄었고, 안전구간은 7.9%에서 60.6%로 늘었다. 이규송 교수는 “산불 직후 진단을 통해 자연복원 가능성이 확인된 지역이라면, 인위적 개입보다 자연의 회복력에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광고 연대체는 보고서를 통해 △보호지역 내 산림 관리에서 보전 원칙 우선 △산불 피해지 복구 때 ‘자연복원 진단 기반’ 체계로 전환 △산주·시민·학계·정부가 함께하는 민관 거버넌스 구축 등을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연대체는 오는 8월 식생·동물·음향·곤충 등 4개 분야를 통합한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모니터링 종합 결과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