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202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5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화려한 불꽃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이승배 기자광고정진아 | 동물자유연대 이슈행동팀장지난 5일, 한강의 밤하늘이 불꽃으로 물들었다. 쉴 새 없이 터지는 빛의 향연에 연신 감탄이 이어졌다. 행사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인근 도로는 일찌감치 통제됐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대규모 행사에 대비해 서울시는 약 6800명의 안전인력을 배치했다.축제 앞에서 들뜨고 분주한 모습을 보며 문득 궁금해졌다. 밤하늘이 불꽃으로 빛나고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지던 밤, 같은 공간에 있던 다른 동물은 어떤 밤을 보냈을까.광고불꽃놀이가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어왔다. 2011년 네덜란드 연구진이 기상레이더로 관측한 결과, 불꽃이 시작되자 쉬고 있던 새들이 집단으로 날아올랐고 45분 넘게 비행 활동이 이어졌다. 2023년 발표된 야생 기러기 추적 연구에서는 불꽃놀이가 있던 밤에 새들이 평소보다 더 멀리, 더 높이 날았으며, 며칠 뒤까지 이동은 줄고 먹이활동은 늘어나는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갑작스러운 비행으로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활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더한 비극도 있었다. 2025년 새해 첫날 불가리아의 한 산림에서 되새 1000여 마리가 집단으로 폐사한 채 발견됐다. 사체 부검 결과 골절과 장기 파열, 내부 출혈 등 심각한 충돌 외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조류인플루엔자 등 다른 가능성을 배제한 끝에, 인근에서 터진 불꽃이 일으킨 갑작스러운 야간 교란과 그로 인한 충돌을 유력한 사인으로 지목했다.광고광고그리고 불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과 아주 가까운 곳에 밤섬이 있다. 밤섬은 서울 최초 생태·경관보전지역이자 2012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곳이다.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약 40종, 1만여마리의 새가 관찰되며, ‘도심 속 최대 철새 도래지’라 불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밤섬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람의 출입까지 제한하고 있다.이처럼 생태적으로 중요한 장소 인근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구역 바깥에서 이루어진다 해도 그곳에 사는 동물들이 폭발음과 섬광의 영향까지 벗어날 수는 없다. 불꽃놀이가 조류에게 미치는 영향이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된 만큼 축제 장소와 방식을 정할 때는 그곳에 사는 동물까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광고피해를 보는 대상은 비단 조류만이 아니다. 새해 전야나 독립기념일처럼 불꽃놀이가 집중되는 날을 앞두고 미국의 일부 동물보호소에서는 소음에 겁먹은 동물을 곁에서 지키며 안심시켜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언뜻 다정한 장면이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픈 풍경이다. 사람들이 기념일을 즐기는 동안 동물에게는 즐거움이 소거된 낯선 공포만 남는다. 그 두려움을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대상이 보호소 동물이라는 사실은 더 슬프다.불꽃놀이가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전문가들은 보호구역과 주요 서식지 주변에서 행사를 제한하고, 동물의 번식, 이동 시기를 피하며, 행사의 시기와 강도, 지속시간 등을 엄격히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결국 불꽃놀이를 중단하는 데 있다.우리는 이미 수많은 방식으로 동물의 서식지와 삶을 훼손해왔고, 파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중에는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피하기 어려운 일도 분명 있다. 그렇기에 무엇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무엇을 지켜야 할지 고민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우리가 누리는 순간의 즐거움, 그리고 이를 위해 공포와 위협을 감당해야 하는 동물의 안위. 그 사이에서 어디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할지, 그리 어려운 질문은 아닐 것이다.쉴 새 없이 터지는 불꽃이 어두운 하늘을 밝히던 환상적인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그 번쩍이던 밤을 견뎌내야 했던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