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이진숙(앞줄 오른쪽 셋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정효 선임기자 hyopd@hani.co.kr광고신진욱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여러 조사에서 국정 긍정평가가 30%대로 내려앉았고 부정률이 긍정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부정률이 60%에 달한다. 20대 긍정률은 20%대로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 차이가 한자릿수로 좁혀졌다.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12·3 계엄 후 온 힘으로 지켜낸 이 나라 민주주의가 회복은커녕 다시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 같은 불행감 말이다. 정권교체 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 위에 사회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어떤가.광고내란 세력은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의 수호자이자 자유의 전사인 양 기세등등하게 돌아왔다. 계엄을 옹호하고 군사독재를 미화하는 말과 행동이 국회, 광장, 인터넷에 가득하다. 반면, 정부·여당은 민주 정치의 모범으로 신뢰받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의 실망과 환멸을 초래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어느 쪽에도 기댈 곳을 찾지 못한 채 길을 잃고 있다.위험 신호는 다름 아닌 민주주의의 심장인 국회에서 켜졌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8월13일에 국회에서 개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의 취지문은 “광주 정신은 반체제 세력의 이념인 주체사상과 친화적”, “5·18이 87체제 오염과 타락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행사를 공동주최한 ‘새역사국민운동’은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은 정당하다”는 강령을 내건 단체다.광고광고이진숙 의원과 함께 국회에 입성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발언에서 “민주당이야말로 헌법 파괴, 계엄 유발당”이라고 몰아붙였다. 야당 의원이 여당을 거칠게 비난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계엄 유발당’은 다른 문제다. 이는 결국 ‘그럴 만했으니 계엄을 했다’는 내란 정당화 논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사와 연설이 국회에서 버젓이 이뤄진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비상등이 켜졌음을 뜻한다.‘보수 정치의 소멸’과 ‘극우 정치의 주류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 과격 우파, 기득권 보수로 통하던 이들조차 자기 진영 내에서 배척되고 있다.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같은 정치인들이 계엄 반대, 탄핵 찬성을 이유로 ‘배신자’, ‘빨갱이’로 비난받고, 윤석열을 엄호했던 윤상현 의원조차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지 않아 의심받는다. 국민의힘이 어디까지 극단화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당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국민의힘이 좋아져서라기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반감의 반사이익일 가능성이 크다.광고이처럼 한쪽이 더욱 극단화되는 가운데, 민주주의 회복의 사명을 부여받은 이재명 정권이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은 위중하다. 왜 지지율 하락은 멈추지 않는가. 왜 둑이 무너지듯 급격히 추락하는가. 근본 문제는 출발점부터 있었다.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기반은 애초부터 매우 좁았다. 이 대통령은 ‘구조적 다수’의 포부를 말했지만, 먼저 직시해야 할 것은 지지기반의 ‘구조적 협소함’이었다.박근혜 탄핵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자. 그때는 내란을 일으킨 것도 아니었을뿐더러, 국민 절대다수가 탄핵을 지지했고,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치인들도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정권은 그런 정치 환경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조건은 전혀 달랐다. 박근혜 탄핵 후 10년간 정치 양극화가 심화했고, 12·3 이후 균열이 깊어졌으며, 계엄과 윤석열에게 반대하더라도 이 대통령을 불신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그런 제약을 안고 출발한 이재명 정권이 민주적 다수를 결집하고 이해 갈등을 조율해 최대 연합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작년 후반부터 약 반년간 정상외교, 주가 상승, 반도체 호황 등 우호적 환경에서 지지층이 늘었지만, 그건 안정적 기반 확대가 아니었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갖게 된 과도한 자신감이 이후 많은 문제를 낳았다. 그러다 6월 이후 선거관리위원회 사태, 주가 폭락, 집값·전월세 폭등, 보유세 논란, 경찰 비리, 인사 실패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지지율 거품도 터진 것이다.그러므로, 이 추이를 바꾸려면 새 정책들을 제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세가지 측면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광고첫째는 거버넌스 개혁이다. 정책 실패가 지지율 하락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문제는 정책의 ‘내용’ 못지않게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부동산, 세제, 교육, 지역 등 한국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에서, 대통령이 강한 방향을 제시한 뒤 반발이 거세면 번복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문제는 사전 여론 수렴과 숙의 과정,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한 협의 과정이 빠져 있다는 데 있다. 이는 숙의·참여 민주주의 결손이자 행정부와 대통령 권력의 비대화 문제이기도 하기에, 거버넌스 개혁은 정권의 민주주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둘째는 극단을 배제하는 포용의 원칙이다. 다수자 연합을 이루려면 민주주의와 헌법 존중을 전제로 중도, 중도진보·보수를 아우르는 노선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실용·통합’은 때때로 포용과 무원칙의 경계를 흐리게 해서, 진보·보수 양쪽에서 반발을 초래한다. 이병태 같은 극단 성향 인사나 인요한 같은 계엄 옹호 인물을 고위직에 임명하다가,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면서 용혜인 의원을 등용하는 식이다. 또한, 부동산 세금, 대출 규제 완화를 공약했다가 ‘망국적 투기’, ‘암적 문제’로 공격하거나, 추가 세수로 안전망을 확충한다고 했다가 나중엔 ‘파이부터 키워야’ 한다고 하는 등의 비일관성도 양쪽의 신뢰를 떨어뜨린다.셋째는 정치적 신뢰 회복을 위한 능동적 노력이다. 설령 어떤 불신이 오해나 음해에서 비롯됐다 해도, 그 불신이 엄연한 현실이라면 이를 해소해야 정권도 성공하고 나라도 안정된다. 핵심은 ‘공소 취소’와 ‘현직 연임’ 이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사법적 안전과 권력 연장을 위해 법을 어기려 한다고 국민들이 느낀다면, 그 효과는 12·3 내란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은 모호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는 것은 국민 일각의 불신을 해소하고, 내란 이후 우리 사회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데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위기, 지지율보다 더 심각한 것 [신진욱의 시선]
신진욱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여러 조사에서 국정 긍정평가가 30%대로 내려앉았고 부정률이 긍정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부정률이 60%에 달한다. 20대 긍정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