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9·19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구를 불태우는 석탄발전 등과 기후정의를 지키는 가치들이 줄다리기를 하다가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이 쓰러지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광고 지구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 ② 엄청나 |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이달 중순경, 경남에서 만난 한 농민은 물이 없어 포크레인으로 땅을 판다고 했다. 깊이 파고 또 파서 물이 조금이라도 고이면 그것을 끌어다 쓰려고 난리라고 했다. 이대로 가다간 삽이라도 들고 나가 땅을 파게 생겼다며 농담처럼 웃었다.광고 가뭄 속에서 들깨를 심은 농민들은 한낮을 피해 아침마다 물을 길어 나른다. 어린 들깨 한 포기 한 포기에 물을 주며 그저 살아주기를 바라지만, 몇시간 뒤면 또 타죽어 있다. 농민들은 그렇게 물 한 바가지를 들고 생명을 살리려고 버틴다. 도시에서 폭염은 견디기 힘든 날씨지만, 농촌에서는 한 해 농사와 우리 모두의 식량을 잃는 재난이다.광고광고 그런데 지난 6월29일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앞세운 ‘3대 메가프로젝트’를 내놓은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65만t의 물을 대겠다며, 그중 10만t을 농사를 위해 지어진 나주호에서 끌어오겠다고 한다. “농업에 지장 없는 한도에서”라지만, 가뭄이 더 심해져 공장과 논이 물을 두고 경쟁하게 될 때 그 약속이 지켜질 거라 믿는 농민은 없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농지보다는 태양광 사업이 훨씬 더 효율이 높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누구에게 효율적이라는 말인가. 반도체의 수익은 기업과 주주에게 먼저 돌아가겠지만 농지가 생산하는 식량은 누구도 먹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생존의 기반이다. 반도체는 수익과 생산액으로 계산하면서 농업은 농민이 벌어들이는 소득으로만 계산하는 셈법이라면 농업은 언제나 비효율일 수밖에 없다.광고 산업의 이익은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지 않지만, 식량 부족의 고통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닥친다. 먹거리 가격이 올라도 부자의 밥상은 쉽게 비지 않는다. 흙은 물을 머금어 가뭄과 홍수를 완충하고, 탄소를 저장하며 수많은 생명을 품는다. 그러나 이런 가치는 경제성이라는 계산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가 비효율이라고 여겨온 것들이 기후위기의 시대에는 가장 지켜야 할 것들인지도 모른다. 탄소중립을 한다면서 한편에서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하는 산업을 계속 키우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농촌의 땅과 생태가 치러야 할 비용은 또 누가 감당하는가. 그 전기를 만들 땅도, 송전선이 지나갈 곳도 다시 농촌이다. 지역의 고유한 산업을 키우는 대신, 수도권과 대기업에 필요한 땅과 물과 전기를 지역이 공급하게 한다면 그것을 균형발전이라 부를 수 없다. 농촌을 수도권과 자본의 공급기지로 만드는 일일 뿐이다.광고 얼마 전 경남에도 애타게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다. 바짝 말랐던 논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며 한 농민은 “하늘이 내린 생명수”라고 했다. 그 단비를 맞고도 다음 가뭄부터 걱정했다. 이런 농민들에게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국가가 사활을 걸고 지켜야 할 근간 산업은 농업이어야 한다. 반도체가 아무리 중요한 전략산업이라 해도 식량을 대신할 수 없다. 농민이 계속 농사지을 수 있도록 농지와 물을 지키고, 흙의 생명과 탄소를 살리는 생태 친화 농업에 투자해야 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에 국가의 미래를 걸겠다면, 국민의 먹거리와 흙을 지키는 데는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아침마다 물을 퍼서 밭으로 가는 농민에게 들깨 한 포기를 살리는 일은 결코 효율로 따질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먹거리와 흙,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효율만을 추구해온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지금, 우리 농민은 농업과 농촌, 그리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9·19 기후정의행진의 한복판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