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4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서 열린 금속노조 충남지부 하나머티리얼즈지회 기자회견. 금속노조 제공광고충남의 반도체 소재·부품회사 하나머티리얼즈가 노동조합의 파업 개시 시간에 맞춰 직장폐쇄를 공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응해 방어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 최후의 수단인데,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단행해 부당노동행위란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이번 직장폐쇄의 위법성 여부를 조사하라고 요구했다.금속노조 충남지부와 하나머티리얼즈지회는 24일 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머티리얼즈가 노조의 파업 시작 시간에 맞춰 직장폐쇄를 통보한 건 노조의 조직력을 손상하고 노조를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노조 설명을 종합하면, 노조가 지난 22일 8시부터 25일 8시까지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을 예고한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도 22일 이날 오전 8시부터 쟁의행위 종료 시까지 직장을 폐쇄한다는 공고문을 게시했다. 회사는 이 공고문에서 “노조의 쟁의행위와 조업 방해로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불가능하고 경영상 손실과 안전사고 위험이 초래된다”며 하나머티리얼즈지회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직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광고노조는 회사의 이런 대응이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봤다. 이제현 지회장은 “회사는 교섭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다가 21일 (노동위원회 등 관계 기관에) 직장폐쇄를 신고하고 다음날 노조 파업과 동시에 직장폐쇄 공고를 게시했다”며 “사실상 쟁의행위가 개시되기도 전에 직장폐쇄를 준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지난 5월 설립된 하나머티리얼즈지회는 임금체불과 산업안전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회사가 교섭 당일 교섭위원을 무단결근 처리하고, 무단결근이 지속되면 해고하겠다고 압박하는 등 노동권을 침해해왔다는 것이 노조 쪽 주장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지금껏 교섭을 15차례 요구했는데 회사 관계자가 교섭 자리에 나온 것은 9차례뿐”이라며 “조합 탈퇴를 회유하는 등 노조 탄압 시도가 계속 됐다. 이번 직장폐쇄도 그 연장선”이라고 말했다.광고광고노조의 주요 교섭 요구 사항 가운데 하나는 산업안전 의제다. 현장 노동자들은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화학 공정을 수행하면서 위험물에 노출되는데 위험물 표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비치, 보호구 착용 관리 등 기본적인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가 크게 다치면 산업재해가 아닌 공상 처리를 하는 관행이 있고 노동자들도 인사상 불이익이 두려워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올해 초 설비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생산 납기를 맞춘다며 설비를 계속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하나머티리얼즈가 22일 게시한 직장폐쇄 공고문. 금속노조 제공전문가들은 이러한 직장폐쇄가 헌법상 노동권을 제한해 불법 소지가 있다고 봤다. 조세화 변호사(금속노조 충남법률원)는 “판례를 보면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쟁의행위로 현저하게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방어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며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해오다가 파업 개시 시점에 직장폐쇄를 공고한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2016년 직장폐쇄가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하기 위해 ‘선제적·공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조 변호사는 “회사는 직장폐쇄 기간을 ‘쟁의행위 종료 시까지’ 명기했는데 이는 쟁의행위가 제기되면 언제든 직장을 폐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체교섭권 등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할 노동청은 현장 조사와 교섭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광고노조는 직장폐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한편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26일 결의대회를 여는 등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하나머티리얼즈 쪽은 노조가 지난 12∼13일 부분파업을 하면서 구호를 외친 점 등을 근거로 직장폐쇄를 공고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조합원들이 정상 근무하는 직원 옆에서 소리를 질러 근무에 방해가 됐기 때문에 이번 파업 소식을 듣고 전날 밤 부랴부랴 직장폐쇄를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교섭 불참 주장에 대해선 “상급단체 관계자를 제외하고 실무교섭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노조가 거부한 것”이라며 “임금 체불 등 노조 주장은 회사를 비방하는 허위 주장”이라고 말했다.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