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신시모도’로 불리는 삼형제섬 중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작품 ‘버들 선생’. 철제 조형물이 신기한 풍경을 연출한다. 박미향 선임기자 광고신도-영종도 ‘신도평화대교’ 개통 교통경찰 나설 정도로 여행객 몰려 산이 좋은 신도, 해변이 좋은 시도 예술섬 모도에는 배미꾸미조각공원광고 섬은 종종 피안의 세계로 추앙받는다. 육지와 떨어져 있다는 물리적 조건이 환상을 심는다. 고립은 고통이 아니라 평안이라는 관점이다. 그 섬이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면 어떨까. 지난달 14일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신도와 영종도를 잇는 ‘신도평화대교’가 개통했다. 총길이 3.26㎞, 폭 13.5m 왕복 2차선 다리다. 다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진풍경이 연출됐다. 교통경찰이 나설 정도로 여행객이 몰렸다. 섬으로 향하는 긴 자동차 행렬이 생겼다. 그야말로 ‘힙랜드’가 된 것이다. 이들은 신도만 여행하려는 건 아니었다.광고광고 신도는 시도, 모도와 함께 ‘삼형제섬’으로 불린다. 인천 앞바다 대표 섬 여행지다. ‘신시모도’로 통칭되는 이 세 섬은 이미 다리로 연결돼 있다. 자전거 라이더들 사이에선 손에 꼽는 명소다. 하루 13차례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5~10분 들어가야 했던 삼형제섬이 이젠 접근이 쉬워졌다. 형제마다 성격이 다르듯 세 섬도 매력이 제각각이다. 여행 전문가들은 흔히 이 세 섬을 이렇게 평한다. ‘신도는 산이 좋고, 시도는 해변이 좋고, 모도는 예술이 좋은 섬’이라고 말이다.시도에 도착하면 꽃분홍색 지붕이 제일 먼저 반긴다. 박미향 선임기자 지난달 17일 이곳 바람엔 옅은 온기가 배어 있었다. 폭염 탓이다. 그래도 여행객의 땀을 닦아주기엔 충분했다. 그 바람을 벗 삼아 도보로 여행하는 이들도 자주 목격됐다. 우선 세 섬 중 가장 큰 신도 투어에 나섰다. 신도엔 구봉산이 있다. 해발 179.6m인 이 산은 등산 난도가 높지 않다. 걷는 내내 울창한 숲이 친구가 되어준다. 자박자박 걷다 보면 피로가 날아간다. ‘등반’보다 ‘산책’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산이다. 이 산의 백미는 구봉정이다. ‘비행기 전망대’라 불리는 이 정자에 서면 인천국제공항을 들락거리는 비행기가 보인다. 이젠 여기에 신도평화대교 풍경도 더해졌다.광고 신도의 신은 한자로 믿을 신(信) 자다. 섬 주민들은 서로에 대한 신의가 높다. 이 믿음은 여행객에게도 이어질 터. 구봉산 등산에 앞서 처음 눈에 띄는 건, 주민들의 꽃분홍색 지붕이다. 정이 간다. 여느 지방 여행지처럼 이곳에도 소담한 성당이 있다. 흔히 성당은 건축 양식 등을 둘러보려는 이들의 여행지가 된다. 그런데 뜻밖의 안내판이 발걸음을 주춤하게 했다. “이곳은 여행지가 아닙니다.” 육지 사람들에게 하는 간절한 부탁이 적혔다.‘신시모도’를 잇는 다리에서 낚시를 하는 여행객들. 박미향 선임기자 시도로 접어들자 코를 후비는 빵 냄새가 나는 듯했다. 여행객이 줄 서는 카페 겸 빵집 ‘하라보라’ 때문이다. 인천 일대에서 소문난 빵집 순례지다. 카페 입간판에 ‘굴뚝빵’이란 글이 적혀 있다. 성인 남자 팔뚝만 한 크기의 빵이 시그니처 메뉴다. 삼형제섬 중 둘째인 시도의 시는 한자로 화살 시(矢) 자다. 여기엔 유래가 있다. 고려시대 군사들이 강화도 마니산에서 활쏘기 훈련을 했는데, 이 섬을 과녁 삼았다고 한다. 과장이 섞인 유래지만 재미를 준다. 이 섬에는 수기해변이 있다. 총면적 2.4㎢로 작은 섬에 있는 해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근사하다. 송혜교와 비가 열연한 드라마 ‘풀하우스’(2004) 촬영지다. 제작진은 세트장을 지어 촬영했다. 지금은 철거된 상태다. 이 해변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몰리는 어수선한 데가 아니다. 고즈넉하고 조용하다. 소담하다고 해서 편의시설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화장실, 개수대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나무 데크로 구성된 캠핑 시설이 수십개다. 캠핑 명소다. 수심도 얕아 아이들 물놀이하기도 좋지만 해변에 아이용 풀장도 따로 있다.시도 수기해변 캠핑장 풍경. 박미향 선임기자 광고시도 수기해변 언덕에 있는 ‘카페 솔향’. 박미향 선임기자 시도 수기해변 풍경. 박미향 선임기자 해수욕장 뒤쪽 언덕엔 ‘카페 솔향’이 있다. 해가 질 무렵이면 이 카페엔 아늑한 조명이 켜진다. 낭만이 무르익는다. 카페로 오르는 길엔 그네도 있다. 들어서면 마음이 놓인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카페가 아니라, 외할머니네처럼 조촐하지만 아늑하다. 주인 부부는 은퇴 후 거주할 공간으로 오래전에 마련한 집이라고 했다. 막내 모도의 모는 한자로 띠 모(茅) 자다. 여기에도 유래가 있다. 과거 어부들이 모도 앞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을 던지면, 물고기는 안 잡히고 풀 종류인 ‘띠’만 걸렸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모도엔 ‘예술’이 있다. 배미꾸미해변에 있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그 주인공이다. ‘배미꾸미’는 배의 밑구멍 같은 모양새란 뜻이란다. 조각가 이일호씨가 만든 예술 공간이다. 입장료는 2천원. 그는 충남 보령 출신으로 인체의 신묘한 구조를 활용해 인간의 본질과 내재된 감각을 탐구한 국내 원로 조각가다.‘신시모도’로 불리는 삼형제섬 중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작품 ‘버들 선생’. 철제 조형물이 신기한 풍경을 연출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신시모도’로 불리는 삼형제섬 중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작품 ‘버들 선생’. 철제 조형물이 신기한 풍경을 연출한다. 박미향 선임기자 ‘신시모도’로 불리는 삼형제섬 중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작품 ‘버들 선생’. 철제 조형물이 신기한 풍경을 연출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변엔 이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중에서 압권은 버드나무를 철제로 형상화한 ‘버들 선생’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기괴해 보이기까지 하는 작품이지만 썰물이 들어오면 물 위에 덩그러니 솟아 생경한 풍경을 연출한다. “물 들어올 때 장노출로 여러장 찍어 포토샵으로 합치면 아주 특이한 사진이 완성됩니다.” 이날 60대 사진 동호회 회원 10여명이 이 작품 앞에 삼각대를 세워 놓았다. 20년 역사의 네이버 카페 ‘더 선명한 사진’의 회원들이다. 이들을 인솔한 매니저 김태영(60) 사진가는 “사진 촬영 명소 중 하나”라며 그동안 배 시간 때문에 자주 오지 못했다고 했다. 회원들은 또 올 생각이라고 했다. 같은 곳을 찍어도 계절에 따라, 시각에 따라 다른 작품이 된다. 김포시에서 왔다는 유아무개씨도 다리 개통 때문에 왔다고 했다. 아내와 딸과 함께 해변 한쪽에서 돌탑을 쌓고 있었다. “오는 데 오래 안 걸려서 왔다”고 했다. 배를 타야 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쉼터. 박미향 선임기자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 해변엔 여행객이 쌓은 돌탑이 많다. 박미향 선임기자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작품. 박미향 선임기자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조각 작품. 박미향 선임기자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조각 작품. 박미향 선임기자 배미꾸미조각공원에 있는 조각 작품. 박미향 선임기자 여행의 마지막은 ‘맛’이다. 신시모도에는 식당이 여럿 있는데, 모도 ‘섬사랑굴사랑’이 방송 등에 소개돼 유명하다. ‘참소라한상’(2인분 5만5천원)이 시그니처 메뉴다. 찜소라, 소라물회, 소라덮밥, 무침 등으로 구성된 메뉴가 여러가지 반찬과 나온다. 김근성(66)·강석화(64) 부부가 운영한다. 김씨가 30여년 전 장모를 모시기 위해 차린 식당이다. 장모는 5년 전 작고했다. 재료 대부분을 인근에서 농사지은 것으로 충당한다. 탱탱한 소라의 고소한 맛을 다채로운 버전으로 즐기는 식당이다. 매운탕 등 다른 메뉴도 있다.‘신시모도’에는 맛집이 많은데, 그중에서 모도 ‘섬사랑굴사랑’의 ‘참소라한상’이 인기가 많다. 박미향 선임기자 ‘섬사랑굴사랑’의 참소라찜. 박미향 선임기자 섬에 밤이 서서히 스며들면 여행객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다. 삼형제섬은 당일치기하기 더없이 좋은 여행지다. 그저 훌쩍 갔다가 미련 없이 돌아올 만한 데지만 의외의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섬은 그런 곳이다. 신시모도(옹진군)/글·사진 박미향 선임기자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