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뮤지컬 ‘헬스키친’. 에스앤코 제공 광고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서쪽, 허드슨강을 향해 뻗은 거리에는 ‘헬스키친’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다. 노동자와 이민자들의 삶이 뒤엉켰던 지역이자, 가난한 예술가들이 꿈을 키우던 보금자리였다. 화려한 도시의 뒤편에서 꿈과 생존, 사랑과 분노가 쉼 없이 부딪치던 곳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지에스(GS)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헬스키친’(11월8일까지)은 이 거리의 뜨거운 박동을 서울 무대로 옮긴다. 그래미 17관왕에 빛나는 싱어송라이터 얼리샤 키스도 이곳에서 음악가의 꿈을 키웠다. 그가 자신의 성장 경험과 음악에서 길어 올린 ‘헬스키친’은 막이 오르기 전부터 관객을 1990년대 뉴욕으로 끌어당긴다. 티엘시(TLC)의 ‘크리프’,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의 ‘빅 파파’ 등 당대 흑인음악이 객석에 흐르며 서서히 열기를 끌어올린다. 공연이 시작되면 강한 비트가 심장을 두드리고, 솔과 알앤비(R&B), 힙합, 재즈, 피아노 선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키스의 히트곡을 단순히 이어 붙인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기보다 그의 음악이 태어난 도시의 공기 속으로 뛰어드는 체험에 가깝다.뮤지컬 ‘헬스키친’. 에스앤코 제공 이야기는 질풍노도의 17살 앨리(손승연·김수하·박지원)가 엄마 저지(박혜나·최현선)의 울타리를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데서 출발한다. 사랑과 반항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던 앨리는 운명처럼 피아노 교사 미스 라이자 제인(정영주·김영주)을 만나 음악에 눈을 뜬다. 라이자 제인은 피아노를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앨리가 자기 안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문으로 바꿔놓는다. 앨리는 헬스키친 거리에서 만난 넉(박광선·한승윤)과 사랑에 빠지고, 자유분방한 뮤지션인 아버지 데이비스(케이윌·테이)와도 마주한다. 방황하던 소녀가 음악을 통해 자신을 직시하고 끝내 가족의 사랑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서사의 중심이다.광고 무대의 진짜 힘은 음악과 춤에서 나온다. 보컬을 담당하는 배우들과 전문 댄서로 앙상블을 나눈 구성은 노래의 밀도와 움직임의 폭발력을 동시에 살린다. 군무는 단순한 장식에 머물지 않는다. 뉴욕 거리의 소란과 활기, 인물들의 들끓는 욕망을 밀어 올리는 또 하나의 언어다. 배우들의 목소리가 감정을 끌어올리면 댄서들의 몸이 그 감정을 객석까지 숨가쁘게 밀어붙인다.뮤지컬 ‘헬스키친’. 에스앤코 제공 철제 프레임을 층층이 세운 무대도 공연의 속도감을 높인다. 고층 아파트의 외벽과 발코니를 연상시키는 구조물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집과 거리, 피아노 연습실과 클럽을 빠르게 오간다. 공간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도시의 리듬과 풍경을 시각화했다. 프레임 사이로 인물과 밴드, 댄서가 나타났다 사라지며 복잡하고 활기찬 뉴욕의 풍경을 완성한다.광고광고 익숙한 노래들이 새로운 서사 안에서 재탄생하는 순간도 매력적이다. 연인을 향한 사랑 노래였던 ‘노 원’은 엄마와 딸의 관계를 감싸는 노래로 확장되고,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는 앨리와 아버지 사이의 감정을 잇는다. 절정은 역시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다. “뉴욕, 뉴욕”이라는 노랫말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순간, 이 도시에서 살아남고 꿈꾸려 했던 사람들의 시간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배우와 댄서, 밴드가 쏟아내는 에너지가 객석과 맞부딪치며 가슴을 벅차게 한다.광고 개막 공연 커튼콜 때 깜짝 등장한 얼리샤 키스는 “제 노래를 완전히 다른 언어로 들었지만 의미는 똑같았다”며 “이 공연이 여러분에게 계속 꿈을 꾸게 하고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뉴욕의 질풍노도 사춘기 심장 서울로 옮겨온 뮤지컬 ‘헬스키친’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서쪽, 허드슨강을 향해 뻗은 거리에는 ‘헬스키친’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다. 노동자와 이민자들의 삶이 뒤엉켰던 지역이자, 가난한 예술가들이 꿈을 키우던 보금자리였다. 화려한 도시의 뒤편에서 꿈과 생존, 사랑과 분노가 쉼 없이 부딪치던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