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마더 레이코 이야기 l 엄상현 지음, 메디치미디어, 2만원 광고페루 수도 리마 북쪽의 빈민 지역인 카라바이요. 이곳엔 ‘가부라키 레이코 리의 뜨개질 공방’이 있다. 여기서 만든 알파카 털실 목도리와 장갑, 모자, 숄은 세계 곳곳으로 팔려 나간다. 가부라키 레이코는 이곳에서 20여년 넘게 여성들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며 자활을 돕고 있다. 레이코는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아내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엄상현이 한국의 한센인 마을에서 페루의 빈민가 마을까지 국경을 넘어 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는 레이코의 삶과 헌신을 기록한 평전이다. 2021년 이 전 총장의 삶을 담은 ‘이종욱 평전: 영원한 WHO 사무총장’에 이어 낸 신간이다. 전쟁 직후 일본에서 태어난 레이코는 대학원 석사 과정(영문학)을 마친 뒤 1972년부터 한국 의왕시에 있는 성라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도우며 봉사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건너온 것이다. “한국에 가면 내 딸이 아니다”라고 만류하는 아버지를 뿌리치고 택한 한국행이었다.광고 레이코는 가난과 편견 속에서도 묵묵히 이웃을 돌보던 이곳에서, 의술을 통해 세상을 구하려 했던 당시 의대생 남편을 만나 평생의 동반자가 됐다. 이 총장은 2003년 7월 한국인 최초로 국제기구 수장으로 선출돼 지구촌 질병 전쟁을 진두지휘했으며 봉사하는 삶으로 ‘아시아의 슈바이처’로도 불렸다. 두 사람은 결혼 뒤 하와이와 아메리칸사모아, 피지, 마닐라, 제네바 등 국제보건 현장에서 봉사 활동을 펼쳤다. 2002년부터 레이코는 카라바이요에 정착한 뒤 빈민가 여성들을 위해 뜨개질과 바느질 공방을 열었다. 물질적 지원을 넘어, 현지 여성들이 스스로 기술을 익히고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광고광고 남편이 사무총장 재임 중이던 2006년 5월 뇌졸중으로 별세한 뒤에도 레이코는 한국이나 일본 대신 카라바이요에서 공방 활동을 이어가며 가난한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도왔다. 이곳 여성들은 뜨개질과 재봉 일을 통해 스스로 돈을 벌고, 아이들의 학비를 마련하며 삶을 일으켜나갔다. 레이코는 “개인을 돕는 일이 곧 사회를 돕는 일”이라고 말한다. “개인이 발전하면 사회도 발전한다”고 강조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