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인공지능으로 제작된 드라마 ‘김부장’ 2회 오프닝 시퀀스. SBS 제공광고인간병기에 가까운 공작원 김부장(소지섭)은 대한민국 군 수뇌부로부터 특수 임무를 받는다. 북한의 대남 첩보 총국 부국장 김정선을 제거하라는 것이다. 김부장은 홀로 김정선의 차량을 추격하고 터널 안에서 총을 쏘며 경호원들을 제압한다. 총알이 다 떨어지자 맨손으로 남은 경호원을 물리친 뒤, 김정선이 탄 차의 운전대를 잡는다. 김부장은 그대로 차를 몰아 강물에 뛰어들고, 김정선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화제의 드라마 ‘김부장’(SBS)의 2회 오프닝 장면이다. 3분여간 다채로운 액션으로 꽉 채워 많은 제작비와 배우·스태프의 노력이 들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소지섭은 이런 촬영을 진행한 적이 없다. 이 장면은 100%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방송 제작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인공지능 활용이 새로운 건 아니다. 2023년 방영된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JTBC)에서는 고 송해의 얼굴을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만든 바 있다. 같은해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에서는 주인공 차무식의 30대 시절을 표현하기 위해 최민식이 가발을 쓰고 연기한 뒤 그가 30대에 출연한 영화 속 얼굴을 인공지능이 학습해 덧입혔다.광고인공지능으로 제작된 드라마 ‘김부장’ 2회 오프닝 시퀀스. SBS 제공최근 들어선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크게 올라갔다. ‘김부장’ 2회 오프닝 장면이 대표적이다. 한국 영화·드라마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가들이 설립한 모피어스 스튜디오가 제작했다. 자신들이 기획하고 국내 기술력으로 완성한 인공지능 플랫폼 ‘에이크론’을 사용했다. 류재환 모피어스 스튜디오 부대표는 “몇초짜리 시각특수효과 컷 작업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스토리 완성도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시퀀스 전체를 인공지능으로 작업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밝혔다.비글루 쇼트폼 드라마 ‘블러드바운드 루나’. 비글로 제공쇼트폼 드라마를 아예 100% 인공지능으로 제작하는 사례도 있다. 쇼트폼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에서 공개된 ‘어둠의 뱀파이어 황제에게 팔리다’ ‘파이널 랩: 복수의 레이스’ ‘해야만 하는 아일랜드’ ‘블러드바운드 루나’ 등이 그렇다. 비글루는 이달 초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쇼트폼 드라마 제작 플랫폼 ‘비글루 스튜디오’ 베타(시험용)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이미지 생성부터 캐릭터 관리, 커뮤니티 배포까지 쇼트폼 드라마 창작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광고광고예능 프로그램들도 인공지능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시작했다. 에스비에스(SBS)는 다음달 20일부터 ‘나의 에이아이 파트너―기이한 연애’를 방영한다. 인공지능과 연애 리얼리티를 결합한 국내 최초 인공지능 연애 서바이벌로, 기안84가 인공지능 여자친구와 일상을 함께하며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별한 관계를 경험한다. “기계라서 몰입이 안 될 것 같다. 거짓으로 연기할 수 없어서 걱정”이라던 기안84가 급격한 감정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제작진은 “단순 조력자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지능 그 자체를 연애 상대로 데이트하는 리얼리티는 최초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방송(KBS)은 2024년 9월 인공지능이 만든 목소리로 커버한 곡과 실제 가수가 부르는 곡을 가려내는 추리 형식의 음악 예능 ‘싱크로유’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도를 한 바 있다.‘나의 에이아이 파트너―기이한 연애’의 한 장면. SBS 제공제작자들이 인공지능 활용에 적극적인 이유는 인간의 상상력을 합리적인 제작비로 구현시켜주는 수단이어서다. 이소담 비글루 글로벌 콘텐츠 총괄은 “비글루는 인공지능을 시나리오 분석, 영상 생성, 자막 번역, 더빙 등 쇼트폼 드라마 제작 전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통해 제작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물론, 기존에는 제작이 어려웠던 판타지·액션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며 새로운 제작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창 스튜디오에스(S) 대표는 지난달 열린 에스비에스 드라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감독님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가 지금은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김부장’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해당 장면 제작비를 60% 이상 절감했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드라마 경쟁력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