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감각의 신세계 l 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5000원 광고“시각을 넓혀보자면, 인간에게 자기장 감각이 없을 가능성이 오히려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됩니다.”(395쪽) 놀라운 얘기다. 인간에게 있다는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다섯가지 감각이 지금으로부터 2000년도 더 된 기원전 350년께 아리스토텔레스가 정립한 개념이라니. 그런데 이 오감이 문화권을 막론한 보편 상식임에도, 현대 과학이 이미 이것이 틀렸음을 입증했다니. 전담 수용기가 밝혀진 감각들만 33가지라니. 5감이 아니라 33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심지어 우리에겐 지구 자기장 감각 능력이 있다. 그야말로 놀랄 일이다. 무슨 히어로도 아니고. 철새 이동기가 되면 새장 속 새들은 날개를 퍼덕이며 불안한 상태가 된다. 이런 억누를 수 없는 이동 충동을 이망증, 이동 불안이라 한다. 새의 망막 내 광수용체에 자기장에 반응하는 특별한 단백질이 있고, 몸 안의 미세한 자철석 결정이 지도처럼 기능한다는 것이 관련한 유력 가설이다.광고 한데 더 놀라운 건 이런 ‘나침반 감각’이 일부 철새만이 아닌 박테리아나 거북, 연어, 뱀장어, 나비, 새우 등에게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포유류인 노루, 두더지에다 강아지조차 먹이를 먹거나 배변할 때 몸을 지구 자기장의 남북축에 맞춘단다. 나침반 감각은 박테리아에서 계통 분기가 일어나기 이전에 이미 존재했다. 지구상 거의 모든 현생 생물의 조상에게 이런 감각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니 인간에게 자기장 감각이 없다고 단정 짓는 게 오히려 무리하다. 과학은 경이라지만, 이 책의 얘기들만큼 놀라운 것도 없는 것 같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