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경기 성남 탄천에서 가장 큰 보였던 ‘백현보’가 철거된 뒤 하중도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수변공간이 형성된 모습. 그러나 이후 강둑 공사를 하면서 모래톱 등이 사라졌다. 성남환경운동연합 제공 광고“여기가 바로 탄천에서 가장 컸던 백현보 자리예요. 2022년 보를 철거한 뒤 물이 흐르며 자연스레 모래톱이 만들어졌는데, 강바닥을 퍼 올리면서 다시 사라지고 있어요. 물길과 모래톱을 유지하면 시민들이 여기서 ‘강수욕’을 즐길 수 있을 텐데요….” 지난 7일 오전, 예닐곱명의 사람들이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 탄천을 따라 걸으며 이희예 성남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설명에 귀 기울였다. 이 국장이 사진으로 보여준 옛 모습엔 모래톱 등이 보였지만, 눈앞 수변공간엔 돌덩어리들이 쌓여 있었다. “둔치 보호 등을 이유로 저수호안(하천 옆 비탈면)에 큰 자연석을 쌓는 공사를 했어요. 하천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큰 돌이 수변을 덮으면서 생태적으로 아쉬운 결과가 됐지요.” 이들은 지역 마을하천에서 불필요한 보를 철거하는 ‘마을하천 컬렉티브’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이 글로벌 코카콜라 재단의 지원을 받아 기획한 것으로, 공모로 선정된 전국 5개 시민단체가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우리 주변 마을하천엔 물을 가둔 콘크리트 인공 구조물(보)이 흔하다. 과거 농업용수를 공급하려 설치됐지만, 도시화로 불필요해진 지금도 물길을 막아 생태계를 단절하고 물을 썩게 한다. 성남환경운동연합(성남 탄천), 용인반딧불이시민모임(용인 경안천), 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수원 원천리천), 에코데미(춘천 만천천), 전북환경운동연합(전주 전주천) 등이 각자 지역에서 실태를 조사하고 보를 철거할 역량을 다지고 있다.광고경기 성남 탄천에서 가장 큰 보였던 ‘백현보’가 철거되기 전 모습. 성남환경운동연합 제공 이날 참여단체 일부가 탄천을 찾은 것은, 보를 실제 철거한 성남의 사례를 답사하기 위해서다. 경기 용인에서 발원한 탄천은 성남, 서울 송파·강남구 등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든다. 성남을 지나는 16㎞ 구간에 설치된 보는 15개다. 성남시는 2018년 미금보를 철거해 하천 생태복원 효과를 확인했고, 이후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1년 탄천을 ‘농업용 보 철거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백현보와 백궁보가 철거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때 국비 지원이 끊겨 추가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보 철거는 효과가 있었다. 백현보 철거 뒤인 2023년, 탄천 10개 지점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급수 수준인 평균 1.8㎎/ℓ로 나타났다. 수질 측정을 시작한 1998년 이래 처음이었다. 백현보가 있던 자리와 그로부터 상류 약 1㎞까지 계획홍수위(홍수 때 최고 수위)도 최대 1.1m 낮아졌다. 다만 강이 곧바로 옛 모습으로 돌아가진 않았다. 백현보 자리에서 200~300m 상류로 가자 이 국장이 “최악의 결과”라고 한 백궁보 철거 자리가 나왔다. 이곳은 백현보 자리처럼 강둑을 돌덩어리로 막은 데다, ‘여울’을 조성한다며 돌을 철망으로 고정한 ‘스톤네트’를 강바닥에 설치해놨다. 경사진 스톤네트를 따라 ‘수심 50㎝’의 물이 하얀 거품을 내며 흘러내렸다. 보는 없앴지만, 물의 흐름을 정체시키는 인공 구조물을 다시 설치한 셈이다.광고광고지난 7일 오전 경기 성남 탄천을 찾은 ‘마을하천 컬렉티브’ 참여자들이 ‘백궁보’ 철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보 철거 뒤 강바닥과 강둑에 인공 구조물인 ‘스톤네트’를 설치해놨다. 최원형 기자 있던 보를 철거한 마당에, 굳이 이런 공사를 했을까? 성남시는 “하상 세굴(물의 흐름으로 강바닥이 패는 현상) 방지와 하천시설 보호” 때문이라고 밝혔다. 백현보 사례에서 보듯, 자연스러운 강의 흐름은 침식·퇴적을 반복해 모래톱이나 자갈밭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강의 수심과 물길을 일정하게 ‘관리’하려 한다. 백궁보 자리에 인공 여울을 만든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 국장은 “(성남시가) ‘주민들이 탄천에 물이 많이 찬 모습을 선호한다’는 이유를 댄다”며 “자연스러운 물길과 수변공간이 더 아름다우면서도 생태적으로 중요하단 인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더러 물이 적거나 비어 있고, 수변이 모래톱과 자갈밭으로 변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하천의 모습이란 것이다. 물이 흐르는 ‘종적’ 연결뿐 아니라, 물길과 수변, 둔치와 육상 공간이 이어지는 ‘횡적’ 연결의 복원이 ‘강 자연성 회복’의 핵심이다.지난 7일 오전 경기 성남 탄천에서 쇠백로와 왜가리가 ‘수내보’ 위에 앉아 있는 모습. 최원형 기자 전국의 물길을 가로막은 ‘4대강 사업’의 폐해는 우리 사회에 “강은 흘러야 한다”는 단순하고 확고한 진리를 새기게 했다. 하지만 그런 큰 강뿐 아니라, 우리 생활공간 속 마을하천들 역시 제대로 흐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국가어도정보시스템’을 보면, 전국엔 하천(길이 2만9574㎞) 1㎞당 무려 1.14개꼴의 보(전체 3만3912개)가 설치돼 있다. 상당수가 기능을 상실했고 5913개는 아예 파손돼 방치됐다.광고 댐·보를 철거해 강 흐름을 복구하는 건 세계적 추세다. 미국의 하천보호단체 ‘아메리칸 리버스’는 “2024년 한해 108개, 1912년 이후 총 2240개의 댐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세계자연기금(WWF) 등 여러 단체가 참여한 ‘댐 리무벌 유럽’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4년 유럽 23개국에서 542개의 댐(보 포함)이 철거돼 2990㎞가 넘는 강줄기가 다시 연결됐다”고 밝혔다. 역대 가장 많은 철거였다. 보고서는 “건강하고 자유롭게 흐르는 강은 다양한 야생동물에게 폭넓은 서식지를 제공하며, 이런 ‘수경관’은 물을 정화하고 홍수 위험을 줄이며 기후변화 영향을 더 잘 견딜 수 있게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1㎞당 1.14개꼴… 마을하천도 보 철거해야 산다
“여기가 바로 탄천에서 가장 컸던 백현보 자리예요. 2022년 보를 철거한 뒤 물이 흐르며 자연스레 모래톱이 만들어졌는데, 강바닥을 퍼 올리면서 다시 사라지고 있어요. 물길과 모래톱을 유지하면 시민들이 여기서 ‘강수욕’을 즐길 수 있을 텐데요….” 지난 7일 오전, 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