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찰개혁 법안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광고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인터뷰를 잡은 건 지난 5월이었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하고, 검찰개혁의 사실상 마지막 쟁점인 ‘검사 보완수사권 존폐’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6·3 지방선거 뒤로 넘겨진 상황이었다. 당시 예상으로는 지금 이맘때쯤이면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를 두고 정부·여당 내에서 한창 논란이 뜨거울 걸로 봤다. 그 시점에서 정부 내 검찰개혁의 주요한 한 축이면서 ‘보완수사권 폐지’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주장해 온 행안부 장관의 견해를 직접 들어보는 건 의미가 클 것이라고 보았다. 그 사이 상황은 바뀌었으니,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5일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 최종 입장이라고 발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폐지를 전제로 각종 보완책 마련 등 논의에 착수했다. 그렇다고 논란이 다 사그라든 건 아니다. 여전히 검찰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주장의 특징은 여러 사례로 드러난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로만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데 있다. ‘기승전 보완수사권 존치론’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안 논의 때부터 행안부 쪽의 반대 논리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경찰 수사의 문제를 부정하진 않되, 그 해결 방안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란 이름의 수사권을 주는 것 말고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무부·검찰과 상반되면서 상대적으로 여론의 주목도는 낮았던 정부 한 축의 이런 입장을 들어보는 의미는 여전히 가볍지 않을 것이다. 윤 장관과의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졌다. 광고 검찰개혁 검찰 손 맡겨온 게 문제, 특수통 생태계 해체해야 —김민석 국무총리가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 최종 입장이라고 발표했다. 21대 국회 법사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지내며 검찰개혁을 이끌었던 터여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광고광고 “법사위원장을 하면서 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도 맡아서 검찰개혁안의 기본 토대를 만들었던 적이 있다. 이제 10월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출범으로 2차 검찰개혁이 드디어 실현되는 것 아닌가 싶어, 감회가 깊다. 검찰개혁의 목적은 비대화된 검찰권력으로부터 국민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통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김 총리,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따로 만나서 논의하는 자리도 있지 않았나?광고 “얘기도 하고 했지만, 이견이 있는 부분은 또 있는 대로 좁혀지지가 잘 않아서…” —이견이 심했던 모양이다. “총리하고 이견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아무래도 법무부는 공소청이 출범하더라도 공소청에서 되도록이면 수사 인력을 중수청으로 좀 적게 보내야 된다는 그런 조직 내 논리 같은 것들이 있지 않았나 싶다.” —민주당 일부에선 이번에 정부 결정이 좀 늦게 나와서 시간이 빠듯하게 됐다는 불만도 나온다.광고 “저도 지금이 아주 최선의 시점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중수청 개청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상당히 빠듯한 일정이다. 지방선거 가 중간에 있다 보니 까 선거 전에 마무리 짓느냐 선거 뒤에 마무리하느냐 선택의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부족한 시간이라도 서둘러 완결을 지어야 한다.” —평소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밝혀왔다. 어떤 이유에선가? “검찰개혁을 한다면서 사실은 검찰 손에 스스로 개혁안을 맡겨 왔던 게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문재인 정부 때 1차 검찰개혁이 불완전했던 이유는 검찰 특수통들의 생태계를 보존하려는 완강한 저항에 부닥쳤기 때문이고 그게 결국 많은 부작용을 낳고 최종적으로는 내란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런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선 검찰 특수통들의 생태계를 해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권력형 검사 집단이 생겨나고 특권화된 권력층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 뿌리를 잘라낸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거다. 그 과정에서 경찰 수사가 부족할 경우에 보완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경찰의 수사력을 어떻게 강화할 거냐, 경찰의 자의적인 결정 구조를 제어할 방안은 뭔가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검찰에 다시 수사권을 주는 것만이 경찰을 제어하는 방안은 아니고, 수사·사법 제도 설계를 통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검찰에 보완수사권 남기면 수사기관 정체성 벗어날 수 없어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찰개혁 법안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면 기존 검찰에 수사관과 수사를 위한 조직들이 남게 되고, 수사기관의 정체성이 온존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완수사권 유지론의 근본 문제로 지적하는 입장이 있다.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세계 어디에도 수사권 없는 검찰은 없다며 독일이나 프랑스를 예로 들어 반론하기도 하던데, 독일 검찰은 검사실에 수사관이 없다.” —지금 검찰 주장은 수사관과 수사기구를 남기겠다는 의도라고 보나? “어떻든 보완수사권을 남겨달라고 하고 있다. 그 궁극적 목적이 수사권을 남기기 위한 목적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웃음)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공소청의 수사기관 견제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공소청 검사는 사법적 통제 수단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 국민 인권을 보호하는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영장 청구권, 시정조치요구권,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청권, 무엇보다 최종적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소권을 통해 사법적 통제가 가능하다.” —보완수사권 유지론자들은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공소청과 수사기관 간 핑퐁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소청과 수사기관의 책임 전가로 인한 사건 처리 지연은 보완수사요구권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설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회신 기한 설정, 정당한 이유 없는 불이행 방지, 요구 절차와 내용의 구체적 기준 등을 마련한다면 사건 처리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또 보완수사요구에 대해 얼마나 충실하게 응했고, 이 상호협력을 통해서 범죄자 단죄에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등을 평가하고 인사나 급여 등에 반영하는 구조로 가면 된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등을 보며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진 건 사실이다. “경찰 입장을 변론할 생각은 없다. 수사를 잘못한 건 명백한 잘못이다. 다만, 전체 발생 사건 중 95% 이상은 제대로 잘 처리돼 가고 있을 거다. 5% 정도의 불만, 이의 제기나 민원을 해결하려면, 경찰의 노력과 그게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경찰 수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내부 역량 강화나 징계·감시 강화 등 복합적인데, 보완수사권 하나로만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들린다. “방법이 없지 않다. 그런 방법을 다양하게 당에서 논의해 줬으면 좋겠다.” 중수청 단독 청사 선정 곧 계약, 10월2일 개청 가능할 것 —형사소송법 개정이 늦춰지면서 10월2일 중수청 개청이 가능하냐는 우려가 나온다. “직제령, 임용령 이런 것들이 8월 중에 만들어지면 그에 따라서 구성 절차에 들어갈 거다. 그러면 10월2일 출범 전까지 구성을 완료할 수 있을 걸로 본다. 본청과 지방청 공간도 건물 선정이 어느 정도 됐고, 본청과 서울청은 이미 예산을 확보해서 계약 전 단계다. 나머지 지방청도 보안성, 접근성, 수용 면적 등을 고려해 청사 입지를 선정했다.” —기존 검찰청을 중수청이 같이 나눠 쓰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해소된 건가?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라는 검찰개혁 취지에 맞게 모두 별도의 단독 건물로 마련하게 됐다.” —중수청 인력 규모는? “아직 공개하긴 이른데,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되 너무 과도하게 조직을 키워서 출범하는 모습은 아닐 거다.” —검찰 수사관 5천여명은 이동해야 하지 않나? “수사관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에는 일반 행정을 담당하는 분들도 있고, 검사실에 배속돼서 일하는 인원들도 있다. 수사 결과가 오면 기소 여부를 검토할 인력은 남겨놔야 검사들도 일을 할 수 있다.” —검사들이 중수청행을 꺼린다는 보도도 나왔다. “형소법 논의의 결론이 아직 안 나서 검사들이 공소청에서도 수사에 관한 장기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형소법이 결정되면 최종적으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을까.” —10월부터 두 수사기관을 거느리게 된다. 장관 지휘권을 어떻게 행사할지에 관심이 크다. ‘행안부-중수청’ 관계를 두고는 ‘법무부-검찰’ 관계와는 다를 거라고 했는데? “먼저 경찰에 대해서는 치안 정책 지휘나 조직 지휘, 총경 이상 인사 제청권 등 일반적인 지휘권만 있고, 사건 수사에 대한 지휘권은 전혀 없다. 인사권도 하위직은 경찰청장에게 인사결정권이 위임돼 있는 형태라서 경찰은 상당히 독립돼 있는 조직이다. 기존 검찰은 일반적인 지휘권뿐 아니라 인사권과 예산권도 법무부가 갖고, 그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는 검찰국이 있지 않나? 또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통해서 지휘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그런데 행안부와 중수청은 예산편성권은 중수청이 갖고, 경찰만큼은 아니지만 인사에 대한 자율권도 갖는다. 물론 구체적 사건은 중수청장을 통해 지휘할 수 있다. 다만 행안부는 범죄 수사만을 담당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권도 지금 법무부-검찰 관계처럼 일상적으로 지휘하는 관계로 설정되지는 않을 거다. 제가 작년에 장관 되고 난 뒤 1차 업무로 경찰국을 폐지했다. 중수청도 상당한 자율성을 갖고 헌법과 법률의 기본 정신을 벗어나지 않는 한 마음껏 수사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하나, 이제 수사기관이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셋으로 나뉘게 되는데, 서로 왔다갔다 하는 데서 발생할 수 있는 비효율 등을 잘 이겨낸다면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도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통해 국민 안전 초석 닦은 일 보람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찰개혁 법안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12월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 뒤에 ‘빛의 위원회’를 만들어 논의를 하고 있다. 올해 12월3일은 ‘국민주권의 날’로 공식 행사를 하고 또 국가기념일로 기리는 날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5.18 폄하 이벤트’로 국민 질타를 받았던 스타벅스의 상품권을 행안부 차원에서 이벤트 등에 쓰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정부 차원 불매운동은 아니고, 장관으로서 부처 예산 집행을 할 때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기업의 물건을 꼭 살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을 올린 거다. 최근 배재고 사건 등을 보면서 영향력 있는 기업의 일탈이 자라나는 세대들에 미쳤을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여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일 게 아니라, 이런 반헌법적인 요소들이 커지는 걸 제어할 방안을 우리 사회가 함께 찾아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곧 취임 1년인데,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자면? “취임 첫 일정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주재하고 폭우 현장을 가는 거였다. 재난과의 싸움을 통해 국민 희생을 상당히 줄인 데 보람을 느낀다. 또 상임위 소위 문턱도 못 넘던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본회의에 계류됐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으로 ‘참사 공화국’ 오명을 벗고 국민 안전을 최우선 삼는 초석을 닦았다. 가령 그동안은 참사는 벌어졌는데 조사하자, 말자 다투다가 1년 뒤에야 조사 기구가 만들어지고,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는 3년이 걸렸지 않나? 생명안전기본법으로 이제 상설 대응 기구가 만들어져 있으니까 참사 발생시 즉각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그런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취임 2년차 가장 역점 둘 사업은? “9기 지방정부 출범에 맞춰서 행정통합 등 큰 일은 큰 일대로 가되, 이제 국민주권정부로서 지방정부 역시 주민주권 지방정부가 돼야 된다고 본다. 그러려면 뭘 보완해야 될지 등을 논의해 나갈 생각이다. 주민자치회의 설치 근거는 올해 법 개정 통해 마련됐다. 또 우리 사회에서 지금까지 좀 비어 있는 부분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나 자원봉사 등이다. 올해가 유엔(UN)이 정한 세계 자원봉사의 해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원봉사 순위가 하위권이다. 기업의 공익 활동도 저조하다. 협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주민 참여와 기업의 사회적 투자가 어우러지는 사회연대경제를 통해 주민 스스로 지역의 많은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wonje@hani.co.kr
윤호중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해도 제도 설계로 경찰 제어 가능”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인터뷰를 잡은 건 지난 5월이었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하고, 검찰개혁의 사실상 마지막 쟁점인 ‘검사 보완수사권 존폐’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6·3 지방선거 뒤로 넘겨진 상황이었다. 당시 예상으로는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