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 광고한성숙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서울 신촌 대학가 원룸 밀집 지역 등을 방문했다. 취임 후 첫 주말 행보로 대학가를 방문해 청년 주거 실태를 점검한 것이다. 한 총리는 원룸촌의 오르막길과 좁은 골목길을 돌아본 뒤 열린 간담회에서 “실태를 직접 보고 청년들이 높은 주거비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며 “기숙사와 청년주택의 공급을 더욱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총리뿐만 아니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여권 정치인들 사이에서 ‘청년’이란 단어가 부쩍 자주 거론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세 이탈 현상이 나타나자 너나없이 청년들의 어려움에 공감한다며, 문제 해결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라떼’ ‘꼰대’ 문화의 민주당이 아니라, 686 민주당이라는 문화가 아니라, 새롭게 역동하는 2030세대, 대학생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는 민주당으로 함께 발전시켜 나아가자”(송영길 의원)는 다짐까지 나온다. 이러다가 조만간 ‘한국판 조란 맘다니(미국 뉴욕시장)’가 되겠다며 홍대 클럽으로 달려가는 정치인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을 지경이다. 청년은 일반적으로 20~30대 연령층을 의미하지만 사회적·법률적으로 일관된 정의가 없다. 청년기본법은 19~34살,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15~29살을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주요 정당의 청년 당원 기준은 45살 이하다. 나이가 같아도 남성과 여성, 흙수저와 금수저, 서울과 지방의 청년들이 바라는 바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 그러니 청년이란 한 그릇에 이들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광고 한 총리는 4일 간담회가 끝난 뒤 청년들에게 김애란 작가의 단편집 ‘안녕이라 그랬어’를 선물했다고 한다. 이 책은 경제적 격차와 계급 간 갈등 등 한국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본 7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이 가운데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안녕이라 그랬어’에선 주인공이 연인과 ‘러브 허츠’란 노래를 듣다가 “아임 영”(I’m young)이란 가사를 “안녕”으로 잘못 듣고 흥분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에피소드에 담긴 함의는 일단 제쳐놓고, 한 총리를 비롯해 청년을 말하는 수많은 정치인에게 당부하고 싶다. 부디 “아임 영”이라는 청년들의 요구를 입맛대로 “안녕”이라고 오독하지 말라고. 이정애 논설위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