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일 오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에서 누군가가 돌려 세워 놓은 근조 화환 앞으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광고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부적절한 응원 구호를 외친 행위와 관련해 6개월 전국대회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데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학생들 진로를 가로막는 과도한 징계라는 주장부터, 사안이 심각한 만큼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폭넓은 의견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근본 원인을 돌아보고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배재고 일부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회전 경기 도중 상대인 광주제일고 선수들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는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 데이’ 이벤트를 연상케 하는 조롱성 구호로 해석돼 큰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일 배재고에 6개월 전국대회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배재고는 청룡기 대회 남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8월 봉황대기 대회 출전 계획도 어그러졌다. 그 결과 학생들의 대학 진학이나 프로 진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번 징계가 프로 진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다만 프로 구단들이 모 그룹 이미지 등을 고려해 지명을 꺼릴 수는 있다. 대학 진학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체육특기자 전형에 전국대회 출전 기록을 자격 기준으로 두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이전에 이미 기준을 채웠다 해도 팀 징계와 별도로 개인 징계가 기록되면 진학에 영향을 끼친다. 협회는 추후 조사를 통해 선수 개인 징계도 추진할 예정이다.광고 스포츠계에서는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혁신위원회 위원을 지낸 정용철 서강대 교수(스포츠 심리학)는 “배재고와 관련해 징계가 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일을 용인했을 때 미래는 더 암담해질 수 있다. 상대를 조롱·비하하는 응원 문화가 만연해서는 안 된다. 고교 야구 문화 전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류태호 고려대 교수(체육학)는 “일상적으로 하는 증오의 놀이가 운동장에 전이됐다”며 “선수들은 학교를 대표하는 만큼 더 절제하고 배려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 그래서 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실 아마추어 야구에서 상대에 대한 비방·조롱을 담은 응원 구호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회적 물의를 빚어 혐오 대상이 됐을 때도 선수들은 “이명박근혜” 운운하며 상대를 깎아내렸고 한다.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예전에는 동문들이나 재학생들이 경기장에 와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응원단이 없으니 더그아웃에서 선수들끼리 율동을 하고 고함을 지르면서 응원하는데, 아이들이다 보니 과잉 행동이 나올 때도 있다”고 전했다.광고광고 다만 이들이 학생이기 때문에 교육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 현장에서는 즉각적 징계 위주의 대응에 대한 우려가 깊다. 광주의 한 중학교 교장은 “배재고 학생이 우리 학교 학생이라고 생각했을 때 ‘당연히 출전정지 돼야지’라는 말이 바로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우리 학교에도 혐오 표현이 담긴 말을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때그때 징계로 입을 닫게 하는 게 먼저인지 고민된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운동부 지도사는 “학생들 대학 진학 등이 걸려 있는 사안인데, 조사가 먼저지 징계가 먼저는 아니지 않냐”며 “특정 학교만이 아니라 고교 야구 전반의 응원 문화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징계 수위 논의보다 혐오 표현이 경기장이라는 공적 공간까지 스며든 배경을 짚고 재발 방지 규범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부)는 “일정 수준의 징계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징계는 하루 만에도 낼 수 있는 손쉬운 일이지만 규범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센 징계가 나올수록 ‘이만하면 됐다’며 정작 필요한 대안 마련에는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또한 “‘징계 수위가 적절한지’ 답 없는 문제를 두고 각자의 감각으로 다투다 보면 더 중요한 논의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교육청과 스포츠 관련 협회 등이 스포츠 영역에서 혐오 표현이 왜 문제인지 공감대를 만들고 내부 규율을 세워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광고 이날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대를 조롱하고 혐오하는 사회를 만든 것은 어른들이다. 승리를 위해 상대를 깎아내리는 문화, 이를 제지하지 않는 지도자, 모욕과 멸시를 제재하지 않는 심판, 방관하는 어른들 속에서 아이들은 그것이 괜찮은 행동이라고 배웠다”며 “아이들을 비난하기 전에 어른들의 책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학교와 체육 현장의 혐오·조롱 문화, 차별·혐오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기준을 마련하고, ‘범정부 시민역사교육 티에프(TF)’를 구축하라”며 “교육부는 교실에서 혐오와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교사의 생활지도권과 교육적 판단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박정연 기자 yeon@hani.co.kr
배재고 혐오 구호 징계 “일벌백계 당연” “재발방지 더 중요”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부적절한 응원 구호를 외친 행위와 관련해 6개월 전국대회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데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학생들 진로를 가로막는 과도한 징계라는 주장부터, 사안이 심각한 만큼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