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9일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응원 중인 배재고 학생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광고고교야구는 한국 야구의 뿌리다. 아마추어 그라운드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법, 패배를 받아들이는 법, 그리고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그래서 지난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벌어진 일은 더욱 씁쓸하다.배재고 선수들은 이날 광주제일고를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를 외쳤고, 이어 “탱크데이”라는 구호까지 반복했다. 단순한 신경전이나 응원으로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특정 지역과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표현이 더그아웃에서 공개적으로 울려 퍼졌다. 온라인 공간에서 소비되던 혐오의 언어가 학교 스포츠 현장까지 번졌음을 보여줬다.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배재고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와 해당 경기 몰수패를 결정했다. 학생 선수들에게 6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프로나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협회는 스포츠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광고이번 징계가 갖는 의미는 처벌의 수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학교 스포츠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한 조롱성 응원이 종종 등장했다. 특정 지역을 빗댄 노래를 부르거나 학교를 겨냥한 야유를 보내는 일이 ‘기싸움'이나 ‘심리전’, 그리고 ‘응원 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됐다. 선을 넘는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이를 규제할 협회 규정은 사실상 없었다. 학교폭력이나 그라운드 내 폭력, 성비위 등에 따른 징계 규정만 존재했다. 협회가 이번 사안에 기존 규정의 ‘경기장 질서 문란' 조항을 적용해 판단한 이유다.협회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에 착수했다. 앞으로는 경기 전 상대를 비하하거나 역사와 지역을 조롱하는 응원 행위를 금지한다는 안내를 의무화하고, 유사 사례에는 더욱 엄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징계는 배재고 한 학교만을 향한 처분이 아니라, 학교 스포츠에서 조롱과 혐오는 더 이상 응원으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첫 기준을 세운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대의 역사와 상처를 겨냥한 말은 응원으로 보기 어렵다. 상대를 깎아 내릴수록 자신이 거둔 승리의 가치도 함께 낮아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광고광고야구는 상대가 있어야 존재하는 경기다. 좋은 맞수가 있을 때 좋은 경기도 만들어진다. 광주일고는 선동열, 이종범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길러낸 명문이자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는 학교다. 그렇기에 이번 구호는 단순한 신경전이 아니라 역사와 공동체를 향한 감수성의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이번 사건을 일부 학생들의 일탈로만 볼 수도 없다. 혐오의 언어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지역 비하와 역사 왜곡이 놀이처럼 소비되고, 상대를 조롱하는 말이 웃음거리처럼 유통된다. 공적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 스포츠 역시 그런 사회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은 사회가 보여주는 언어를 배우고, 어른들의 문화를 따라 한다.광고일각에서는 배재고 야구부의 존폐까지 거론한다. 그러나 해체는 교육이 아니다. 배재고 야구부는 1911년 창단한 오랜 역사를 가진 팀이다. 아마추어 최고타자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의 이영민이 다녔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일이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사를 끝내는 것이 해결책일 수는 없다. 책임은 분명하게 묻되, 그 책임 위에서 다시 가르치면 된다. 그게 교육의 역할이다.역사 교육과 인권 교육, 스포츠맨십 교육은 경기력과 무관한 부수적인 과정이 아니다. 강속구를 던지고 대형 홈런을 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공동체 안에서 경쟁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승리 또한 온전한 의미를 갖기 어렵다.이번 징계로 기록에는 몰수패가 남는다. 그러나 더 오래 남아야 할 기록은 따로 있다. 학교 스포츠가 처음으로 ‘상대를 향한 조롱은 응원이 아니다’라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는 사실이다. 배재고 야구부의 멈춰 선 6개월이 처벌의 시간에 그치지 않고, 왜 상대를 존중해야 하는지를 다시 배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이번 사건이 남길 가장 값진 기록일 것이다.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조롱·혐오가 들어선 고교야구, 스포츠는 무엇을 잃었나
고교야구는 한국 야구의 뿌리다. 아마추어 그라운드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법, 패배를 받아들이는 법, 그리고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그래서 지난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벌어진 일은 더욱 씁쓸하다. 배재고 선수들은 이날 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