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미디어아티스트 김치앤칩스의 협연 무대. 지에스아트센터 제공 광고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선 무대는 록 밴드 공연장처럼 연무에 뒤덮여 있었다. 현대음악가 줄리아 울프의 ‘라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곧 바이올린에서 후벼파는 듯한 전자음이 분출했다. 순간 객석 양쪽 벽에 빛의 너울이 드리워졌다. 연주 속도와 선율에 따라 금빛 너울은 수면에 비친 햇빛이 난반사하듯 흔들렸다. “끼익 끼~, 끼어어어~, 끼억 끼억” 양인모가 미리 연주·녹음한 음향을 이펙트 페달로 높낮이를 조절해 재생하고 라이브 선율과 뒤섞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빛은 에스에프(SF) 영화 속 외계 우주선이 지상의 에너지를 빨아 올리듯 천장을 향해 솟구쳤다.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미디어아티스트 김치앤칩스의 협연 무대. 지에스아트센터 제공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에스(GS)아트센터에서 펼쳐진 양인모와 미디어아티스트 듀오 ‘김치앤칩스’의 첫 협연은 낯설고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흔히 경험하는 음악적 내러티브의 틀을 벗어난 청취 경험을 시도하고자 했다”는 양인모의 말처럼 이날 무대는 바이올린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집중하는 기존 클래식 공연과는 달랐다.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미디어아티스트 김치앤칩스의 협연 무대. 지에스아트센터 제공 양인모가 오른 무대 뒤로 김치앤칩스가 만들어낸 빛의 조형은 처음엔 연잎을 형상화한 흰색의 후광처럼 따스한 빛을 발산했다. 이어 바이올린의 선율에 따라 빛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같은 선율을 미리 연주해 녹음한 트랙 3개와 라이브 연주를 겹치게 하며 은근한 속도 차이를 드러내는 게 특징인 스티브 라이히의 ‘바이올린 페이즈’ 흐름에 따라 빛도 다양하게 변주했다. 양인모가 서부극의 황량하고 나른한 한낮에 어울릴 법한 느린 선율을 자아내면 빛도 게으르게 흐늘거렸다. 짧게 분절한 음을 반복하는 대목에선 피아노 건반이나 곧게 뻗은 대나무를 연상시키는 빛의 기둥이 무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점멸하며 흘렀다. 귀에 닿는 바이올린 선율보다 빛으로 형상화한 음악이 더 빨리 망막에 도달했다.광고 즉흥 연주인 오프닝과 3곡의 프로그램 가운데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 1004’는 전형적인 바이올린 연주에 가까웠다. 이날 유일하게 1743년 이탈리아 명장 과르네리 가문에서 만든 바이올린 ‘카로두스’로 연주한 이 곡이 이어지는 동안, 김치앤칩스가 빛으로 직조한 다이아몬드 터프팅(마름모 격자무늬)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선율 변화에 따라 가끔 수증기처럼 연무가 차오르며 빛에 질감을 더하고 격자의 크기가 미세하게 달라질 뿐이었다.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미디어아티스트 김치앤칩스의 협연 무대. 지에스아트센터 제공 김치앤칩스는 시각예술을 전공한 손미미와 물리학을 공부한 엘리엇 우즈가 2009년 결성했다. 이들은 “스펙터클한 서사나 이벤트를 지우고 시간, 공간, 음악, 빛, 관객들이 혼재되며 어떤 ‘상태’로 전이되는 경험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프로그램을 디자인했다”고 밝혔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예술가들의 첫 협업은 ‘음악을 보고 빛을 듣는 공연’을 현실화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의 발전과 대비, 그리고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드라마 대신, 시간의 흐름과 소리의 질감, 그리고 반복이 만들어내는 다른 방식의 서사에 주목한다”는 양인모의 의도를 온전히 구현한 무대였다.광고광고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운데)와 미디어아티스트 김치앤칩스(좌우). 지에스아트센터 제공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음악을 보고 빛을 듣는 무대, 클래식 공연의 진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선 무대는 록 밴드 공연장처럼 연무에 뒤덮여 있었다. 현대음악가 줄리아 울프의 ‘라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곧 바이올린에서 후벼파는 듯한 전자음이 분출했다. 순간 객석 양쪽 벽에 빛의 너울이 드리워졌다. 연주 속도와 선율에 따라 금빛 너울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