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광고배지현 | 산업팀 기자“기자님도 인공지능 쓰시잖아요.”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전면 도입하면서 ‘전일제 환산 방식’(FTE)으로 일원화해 성과를 평가하겠다고 내부 공지한 사실을 비판적으로 보도하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대다수 직원이 업무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만큼 일괄적인 성과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모든 업무는 평가받아야 한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면서 업무 성과와 효율을 따져보겠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점이다.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처럼 기자들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필요한 보고서나 논문을 찾거나 외국 기사 등을 검색할 때 인공지능은 유용하다. 그러나 결국 기사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기자가 쓴다. 책임 역시 기자에게 있다.광고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기자의 업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인공지능을 사용한 기자는 사용하지 않은 기자보다 더 좋은 기자일까.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업무에 많이 사용할수록 능력 있는 기자로 평가받아야 할까. 일부 국내외 언론사들은 날씨 기사처럼 정형화한 기사 초안을 인공지능에 맡기고 있다. 실제 인공지능의 현재 수준을 보면, 주가 변동이나 기업 실적을 요약하는 일도 기자보다 빠를 수 있다.그러나 여기서 곧바로 성과를 숫자로 환산하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현장 기자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하루 동안 속보 10건을 작성했다고 해서 5건을 작성한 기자보다 두배 더 뛰어난 기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취재원을 일주일간 설득해 겨우 기사 한건을 써낸 기자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매일 여러건의 기사를 쏟아내는 기자의 가치는 어떻게 비교해야 할까.광고광고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노동의 가치는 분명 존재한다. 때론 숫자가 그 가치를 왜곡하기도 한다. 삼성의 성과 평가 논란도 같은 문제의식에 맞닿아 있다. 전일제 환산 방식은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데 풀타임 노동자가 몇명이나 필요한지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원래 인력 투입 계획과 예산 편성에 주로 쓰이는 지표다. ‘7 FTE’라고 하면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7명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7명을 투입해야 한다면 인건비가 얼마나 드는지 바로 계산할 수 있다.문제는 이 지표가 인공지능을 이용한 업무 혁신을 반영할 수 있느냐다. 오로지 한 사람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몇명분의 일을 해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 평가 방식은 제격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면 한명분 업무밖에 하지 못했더라도 더 가치 있는 성과 아닐까. 그래서 다수의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단일 지표로 인공지능 성과를 평가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바꿨는지를 보는 것이다. 반면 삼성 내부에서는 벌써 이런 방식의 단일 평가가 장기적으로 인력 감축의 근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광고삼성은 대한민국 1등 기업이다.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을 업무 전반에 도입한 것도 삼성이 처음이다. 삼성의 기준은 다른 기업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그 기준을 두고 산업계가 삼성을 주시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비용 절감의 무기가 될지, 혁신의 도구가 될지 그 기로에서 삼성의 선택이 주목된다.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