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광고한국 청년들이 구직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 대학생들은 입사 합격 통보를 받은 뒤 우울감에 빠지는 ‘내정 블루’를 겪는다고 한다. 기업들의 조바심으로 너무 일찍부터 취업 활동을 강요당하는 데서 오는 ‘취활 블루’도 있다. 한국보다 20년 앞선 초고령사회에서 나타나는 기현상이다.니혼게이자이의 최근 보도를 보면, 5월1일 기준 일본 대학 4학년의 입사 내정률은 80%에 이른다. 졸업이 아직 1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열명 중 여덟명이 이미 일자리를 확보했다는 뜻이다. 지난달 22일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 발표를 보면, 2026년 봄 졸업한 대학생의 4월1일 기준 취업률은 98%로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이다.이러한 현상의 배경엔 인구구조 변화가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생산가능인구가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해, 은퇴자에 비해 사회 진출자가 크게 부족하다. 취업시장이 경력채용 중심으로 바뀐 한국과 달리 신입 공채도 여전하다. 성실성·인성 등 잠재력을 보고 신입을 뽑아,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 키워내는 구조다.광고구인난 속에 일본 기업들이 무리한 인재 선점 경쟁을 벌이면서, 대학생들은 보통 3학년 때부터 취업 활동을 시작한다. 정부가 2017년부터 3월 홍보, 6월 면접, 10월 내정이라는 취업규칙을 두고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2월 전에 이미 면접까지 끝낸 기업이 65%라고 한다. 최근엔 아예 1~2학년 때부터 기업 설명회나 인턴십에 참여하는 사례도 나온다. 적성과 진로를 충분히 탐색하기도 전에 취업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다.다만 일자리가 많다고 해서 신입사원 처우가 좋은 것은 아니다. 연공서열 문화가 공고한 일본에서는 대기업도 대졸 초임이 한화 2500만~3000만원 수준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3~4개 기업 입사가 내정되더라도 더 나은 급여와 복지가 보장되고,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한 구직 활동을 계속하게 된다. 이런 부담과 불안이 ‘내정 블루’와 ‘취활 블루’로 이어지는 것이다.광고광고기업들은 내정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구직 활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른바 ‘오와하라’인데, ‘끝내라’는 뜻의 일본어 ‘오와레’와 ‘괴롭힘’(harassment)을 뜻하는 영어의 합성어다. 입사 서약서나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거나, 구직 사이트에 올린 프로필을 삭제하게 하는 방식으로 추가 구직 활동을 못 하게 압박한다고 한다.전정윤 논설위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