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5공피해자단체연합회와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화문점 들머리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탱크 데이’ 마케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광고김인아 | 한양대 교수(직업환경의학)기억은 과거 경험에 대한 이미지와 감정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이를 재구성하고 재인식하는 과정이다. 그냥 녹화되어 있던 무언가를 그대로 꺼내어 보여주는 게 아니라 현재의 감정과 신념, 그리고 지금의 내가 반영되어 매 순간 재구성되는 과정이다. 뇌의 다양한 부분들, 그리고 과거의 기억과 지금의 경험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뉴런의 연결들을 강화해가는 동적 과정이다. 한편, 모든 것이 저장되는 것도 아니다. 강한 감정을 동반하거나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반복적으로 알게 된 것을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 즉, 기억은 무엇을 어느 정도의 강도로 저장하고 어떻게 발화할 것인지를 선택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세계관이 반영된다.그래서 기억은 정치의 과정이자 투쟁의 과정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 역시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현재의 내가 살아가는 사회가 반영되는 것인데, 다중이 경험한 사건에 대한 기억은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고 발화할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일 수밖에 없다. 한 사회가 하나의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은 그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공동체의 규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개인의 기억 재구성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 중이던 유가족 앞에서 피자를 먹으며 죽음을 희화화하고 조롱한 행위는 공동체가 공유하고 있는 기억을 적극적으로 변형하고 수정하려는 폭력적 행위였다.광고과거, 5·18이나 4·3과 같은 국가 폭력 상황에서 기억의 재구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은 언론이었다. 이른바 보도지침이라는 것을 통해서 제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의미를 사전에 정의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노출함으로써 우리의 기억은 재구성되었다. 그래서 1980년대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리고 기억하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영상들이나 사진들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인생의 기억으로 가져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시간이 흐르고 언론 환경이 변화한 요즈음, 기억의 재구성에 대한 적극적 개입의 역할은 인터넷 밈과 조롱이 하게 되었다. 비극을 힙한 유머로 포장하고, 희생을 소비 가능한 콘텐츠로 전환하면서, 애도와 공감의 기억이 되었어야 할 일을 고루한 웃음거리로 치부해버린다.광고광고5월18일, 스타벅스가 ‘탱크데이’라는 이벤트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넣어서 진행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전두환이 그렇게 90살까지 편안하게 살다가 죽게 내버려둬선 안 됐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2024년 12월3일 계엄의 밤에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과 분노가 다시 고스란히 살아났다. 스타벅스의 매출이 줄어들고 회장은 사과를 했다. 사과의 진정성은 차치하고라도 고의성은 없었고 앞으로 역사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은 그 자체로 또 문제다.알고도 그런 마케팅을 기획했다면, 이는 적극적으로 기억을 재구성하려는 폭력을 주동해 수많은 사람의 세계관에 기반한 기억을 공격하고 모욕을 준 사안이다. 어떤 식으로든 처벌받아 마땅하다. 만약 사과문의 내용대로 고의가 없었다면, 이는 의사결정의 단계에서 문제의 마케팅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대중의 기억과는 동떨어진 공동체적 기억이 그 회사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문제의 마케팅을 제지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결국 대중의 정서와 유리된 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그리고 대중과 달리 재구성된 기억을 그 회사가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이번 스타벅스 사건은 아직 한국 사회의 국가폭력과 민주화에 대한 기억 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을 계승해야 할 민주이념으로 헌법 전문에 명시한 개헌안이 통과되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기억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상황 속에서 재구성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응하고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은 국가폭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또 국가폭력 희생자를 희화화하고 소비하는 폭력에 저항하고 맞서는 새로운 기억투쟁의 과정이 될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기억의 정치를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스타벅스의 기억정치 [세상읽기]
김인아 | 한양대 교수(직업환경의학) 기억은 과거 경험에 대한 이미지와 감정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이를 재구성하고 재인식하는 과정이다. 그냥 녹화되어 있던 무언가를 그대로 꺼내어 보여주는 게 아니라 현재의 감정과 신념, 그리고 지금의 내가 반영되어 매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