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21~24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하이브 아트페어의 전시장 일부. 세면을 채운 한성우 작가의 9폭짜리 회화(2026)로 각진 정면을 모두 채우고 그 앞에 송지현 작가의 조형물을 놓은 에이라운지 갤러리의 부스 모습이다. 노형석 기자광고“제 소리 작품들이 팔리다니 믿겨지지 않아요. 컬렉터들이 작품을 사고파는 아트페어는 전혀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사운드 아트를 하는 김준 작가가 멋쩍게 웃었다. 그의 주위로 강원 영월 동강과 뉴질랜드 남섬, 인도네시아 등 지구촌 각지 자연의 소리가 나오는 사운드박스가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 지난 21~24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처음 열린 대안 미술품장터 ‘하이브 아트페어’의 코어 영역(초대전) 주요 전시 중 하나인 김 작가의 ‘사라진 소리’ 풍경이다. 김 작가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아트페어에 초청을 받아 드넓은 전시장에서 소리상자를 펼치고, 모르는 이들이 작품을 사주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다.국내 36개, 국외 12개 화랑이 참여한 하이브 아트페어는 개막 전부터 참신한 기획틀로 미술판의 주목을 받았다. 부스비를 받지 않고 모든 참여 화랑이 전면에 육각형으로 펼쳐진 1개의 부스를 균일하게 배정받아 전시 기획력으로 거래의 승부를 보는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현실의 벽은 컸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 등 몇몇 화랑주와 김정연·김동현 기획자 등이 의기투합해 만든 이번 페어 총 관람객은 5271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존 대형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6’ 관객수 6만명과는 비교하기 난감한 수치다. 판매 실적도 내세울 만한 게 없었다.광고지난 21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개막한 하이브 아트페어 현장. 스쿠터를 내부에 들여놓는 등 파격적으로 전시를 연출한 갤러리 인 에이치큐의 전시장 모습이다. 노형석 기자하지만 폐막일 찾은 현장의 화랑 관계자들은 가라앉기는커녕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민성홍, 안상훈 등 청년 작가 작품들로 기획전을 꾸린 권미성 갤러리조선 대표는 “항상 스트레스를 주던 부스비를 안 내고 작가들과 하고 싶은 전시를 마음껏 하니 너무 행복했다”며 “작가, 화랑주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관객과 만나는 아트페어가 진작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현장에선 대안공간 같은 파격적 틀거지의 전시들이 줄을 이었다. 한성우 작가의 9폭짜리 회화(2026)로 각진 정면을 모두 채우고 그 앞에 송지현 작가의 조형물을 놓은 에이라운지 갤러리 부스, 전진표 개인전 ‘무수히 흩어지는 순간들’을 차려놓고 연극 연출가가 작품에 맞춰 퍼포먼스를 진행한 중정갤러리 부스 등이 눈에 들어왔다.광고광고상업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스트 양찬제씨는 “단순히 판매 성과 위주로 평가할 것이 아니다”라며 “아트페어에서 인기 작가를 중첩시켜 관람의 피로도를 높이고 시장의 가격 거품을 일으키는 원흉으로 지목돼온 부스비 굴레를 과감히 걷어내고 기획 전시의 밀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다른 아트페어에 큰 자극을 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지난 21일 하이브 아트페어의 코어 섹션 전시장에서 김준 작가가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노형석 기자하이브만큼 파격성을 내세운 건 아니지만 ‘아트부산 2026’도 진화를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걸 절감할 수 있었다. 100개 넘는 국내외 중견·소장 화랑이 참여해 부스를 차리는 기존 페어의 문법을 벗어난 건 아니지만, 서용선, 김은주, 나점수 등 주목할 만한 작가에게 넓은 개인전 공간을 할애하는 ‘커넥트’ 섹션을 부각시키고, 참여 화랑의 부스 디자인과 색상 등을 자문하고 개선책을 지원해주는 ‘라이트하우스’ 등으로 전시 콘텐츠 수준을 올리려는 노력이 돋보였다.광고지난 2022년 영국의 세계적인 아트페어 업체 프리즈가 한국화랑협회의 키아프 아트페어와 공동으로 서울 장터를 열면서 국내 아트페어에는 글로벌 미술계를 의식한 경쟁 구도가 본격화했다. 그러나 무리한 부스비 책정과 대형 화랑 위주 운영으로 국내 아트페어 거품화·허실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부스비 굴레는 이제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주 혁신과 개편을 내걸고 치러진 두 아트페어는 이런 위기적 국면에서 구태를 바꾸려는 자생적인 움직임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바꿔야 산다…진화하려 안간힘 쓰는 아트페어들
“제 소리 작품들이 팔리다니 믿겨지지 않아요. 컬렉터들이 작품을 사고파는 아트페어는 전혀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운드 아트를 하는 김준 작가가 멋쩍게 웃었다. 그의 주위로 강원 영월 동강과 뉴질랜드 남섬, 인도네시아 등 지구촌 각지 자연의 소리가 나오는 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