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 광고인공지능(AI)의 파고가 가장 거세게 밀어닥친 곳은 노동 분야다. 세계 노동 기준의 최고 권위 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가 ‘에이아이 대응’을 첫손에 꼽은 이유다. 질베르 웅보 아이엘오 사무총장은 다음달 1일 열리는 국제노동총회(ILC)에 ‘선택의 순간: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인공지능 활용’이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아이엘오 사무총장의 연례보고서는 그 시기 세계 노동·경제 질서를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방향으로 국제 규범을 이끌지 보여주는 대표적 정책 문서다. ‘글로벌 에이아이 허브 비전 선포식’ 참석을 위해 지난 20일 밤 한국에 도착한 웅보 총장은 2박3일의 일정 동안 이재명 대통령 접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및 삼성전자 노사 관계자 면담 등 숨 가쁜 일정을 이어갔다. 대화의 주된 주제는 인공지능 발전이 가져온 이익 분배와 일자리 재편이었다. 웅보 총장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이뤄진 한겨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올해 5회를 맞은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이 ‘에이아이 시대, 일과 학습의 미래’를 주제로 삼은 데 대해 깊은 공감을 표현했다. 그는 “에이아이는 노동자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 혜택이 상위 1%에게만 돌아가지 않도록 고민하는 게 숙제”라며 “우리 목표는 변화를 늦추는 게 아니라 더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고질베르 웅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아이엘오·세계은행 공동보고서는 선진국의 경우 에이아이 노출도가 전문직 및 사무직에 집중돼 있지만 개발도상국은 디지털 인프라 부족으로 기술의 혜택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 핵심 위험 중 하나는 ‘에이아이 격차’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인공지능 자동화에 따른 충격은 가장 먼저 받지만, 인터넷과 전력, 디지털 인프라, 숙련 인력 부족 등으로 생산성 향상과 기술 혁신의 혜택은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자칫하면 파괴는 먼저 오고 혜택은 오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여성은 사무직에 몰려 있기 때문에 자동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남성보다 2.5배 높아 성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 표적화된 기술 개발과 사회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광고광고 ―근대 산업혁명은 전세계적 확산까지 100년이 걸렸지만 에이아이 전환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과연 기존 사회안전망으로 이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그렇다. 기술이 제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결정은 먼저 내려지고 사회는 나중에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위험이 생긴다. 정책의 ‘분절화’도 문제다. 에이아이 전략은 기술 부처 중심으로 추진되고 노동부와 사회적 파트너들은 너무 늦게 참여하게 된다. 그래도 나는 에이아이 기술을 활용하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사회안전망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광고 ―사회안전망 시스템 설계에서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소득 지원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은 손실 보상을 넘어 일자리 전환을 지원하는 보편적인 사회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에이아이 시대에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지 않는 경우에도 업무·직종에 요구되는 기술, 고용 형태에 반복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다. 또 하나의 핵심 우선 과제는 플랫폼 노동자 등 사회보장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변화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더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다.”질베르 웅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당신은 에이아이의 궁극적 영향은 ‘기술이 어떻게 도입되는가, 경영진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노사 간 사회적 대화의 질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해왔다. “사회적 대화가 필수적이다. 노동자-사용자 간 대화, 그리고 노동 규범과 제도가 더 빠르고 더 이른 시점에, 더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작동해야 한다. 디지털 도구 및 데이터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수준의 빠른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준다. 사회적 대화 의제도 확장돼야 한다. 알고리즘 관리와 노동자 감시, 데이터 거버넌스, 개인정보, 노동 강도, 자율성, 일자리의 질과 같은 문제들을 포함해야 한다. 에이아이 시스템이 국경을 초월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작업장·산업·정부·글로벌 차원 등 다양한 수준에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광고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질베르 웅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과 접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사무총장 연례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미래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정책과 제도, 사회적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한다. 모범 사례가 있을까? “고무적 사례가 몇 가지 있다. 한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들이 얻을 중요한 교훈은 노동자들이 에이아이가 주도하는 변화에 수동적인 수용자가 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에이아이가 과도한 노동자 감시를 하지 않도록 산업안전보건 규정으로 제한하고 있다. 독일과 루마니아에서는 단체협약에서 알고리즘 관리, 노동시간, 직장 데이터 활용과 같은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결정론으로 보지 말자. 에이아이는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다.” 이주현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기자, 한귀영 소장 edigna@hani.co.kr
“AI, 노동자 공격하지 않아…우리 목표는 공정한 변화 만드는 것”
인공지능(AI)의 파고가 가장 거세게 밀어닥친 곳은 노동 분야다. 세계 노동 기준의 최고 권위 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가 ‘에이아이 대응’을 첫손에 꼽은 이유다. 질베르 웅보 아이엘오 사무총장은 다음달 1일 열리는 국제노동총회(ILC)에 ‘선택의 순간: 양질의 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