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게티이미지뱅크 광고 정부가 국정 목표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을 추구하며 지역의사제,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지역에 사람을 남기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지만, 거시 정책만으론 실제 정착까지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 의료, 교통 등 주민이 체감하는 생활권의 세부 여건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간하는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인구이동과 정주여건’ 보고서를 보면, 지역에서의 ‘전반적 생활 만족도’가 1단위 높아질 때 이주 의향은 1.27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보사연이 2025년 전국 17개 시도 만 19살 이상 성인 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 정주여건 및 인구이동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이주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회귀분석한 결과다.광고 생필품 구매, 식사 환경, 주택 상태 등 생활 인프라와 교통사고, 재해, 범죄로부터 안전이 확보되는 안전 인프라가 좋을수록 지역을 떠나고 싶은 의향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리적 인프라뿐 아니라 이웃·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 등 정서적 요소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 때도 이주 의향이 낮아졌다. 이주 의향은 도보 5분 이내 거리의 생활 환경과 인프라 등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낮아졌다. 반면, 1㎞ 이내 시설 접근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보고서를 쓴 강지원 보사연 연구위원은 “정주여건에서 중요한 것은 ‘넓은 생활권’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생활권’으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생활 편의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생활권)과 정주 의향의 관련성이 확인된 셈이다.광고광고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가구는 미혼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이주 의향이 높았다. 강 연구위원은 “유배우 유자녀 가구는 자녀 교육, 주거, 생활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높아 더 나은 정주여건을 찾아 이동하려는 의사가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강 연구위원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인구정책을 마련할 때, 정주여건을 핵심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향후 인구 정책은 출산이나 고령화 대응과 함께 ‘어디에서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정주여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 주민의 일상생활은 주거지 인근의 근린 단위에서 이뤄지므로 주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중심 국가 균형성장’이 실질적인 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교육, 공공의료, 돌봄, 이동 지원 등 각 부문 정책이 거주지 중심으로 통합 연계돼야 한다고 봤다. 행정구역 단위의 평균적 공급 방식만으로는 주민이 체감하는 생활환경 격차를 충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