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장관 적격성을 두고 연일 논란이 거세다. 장관·국회의원 겸직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 이어 용 후보자가 노동당 ‘언더조직’의 성차별적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외면했다는 고발까지 나오면서 부적격 인사라는 비판이 매섭다. ‘90년대생 여성 정치인’을 내세워 청년·여성의 민심을 겨냥했지만, 오히려 이들의 반감만 불러일으켰단 지적이 나온다.용 후보자는 과거 주류 정치를 비판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정작 그가 원내정당에 입성한 경로를 두고 그가 비판해 온 바로 그 길을 답습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용 후보자는 2020년 기본소득당 창당 과정을 담은 책 ‘당 만드는 여자들’에서 “알려진 주류 정당에 들어가 무언가 역할을 하며 당과 세상을 바꿔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비례 한두자리를 청년에게 주면서 청년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하는 주류 정당에서 얼굴 마담으로 새로운 정치적 세대를 형성할 수 없다”고 썼다.광고기본소득당 누리집 갈무리그러나 용 후보자는 책 출간 얼마 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에 합세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어 제22대 총선에서도 또 다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비례대표 번호를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거대 양당이 정당 득표율과 실제 의석 점유율 간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기회를 늘리기 위해 정치개혁 방안으로 제시된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는 대신 꼼수로 제시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편법에 올라타 국회의원 자리를 두 번이나 꿰찬 셈이다.이에 대해 정의당은 지난 2일 논평을 내어 “(용 후보자의 당선은) 거대 정당이 선거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의석을 늘리는 편법에 편승한 결과일 뿐, 결코 연합정치가 아니”라며 “편법으로 원내에 진입한 인사가 행정부 부처의 수장까지 맡는 것은 ‘편법을 쓰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긴다. 이는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광고광고용 후보자가 의원직과 장관직을 겸직하겠다는 이유도 과거 그가 주장한 내용과 배치된다. 용 후보자는 2020년 ‘기생충 정당 양산하는 국고보조금 폐지하고 정치 기본소득을 도입하라’는 내용의 기본소득당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기본소득당이 올린 게시물을 보면, 영화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해 가공한 사진에 용 후보자가 ‘국고보조금 폐지하고 정치기본소득 도입하라’ ‘기생충정당 양산하는 국고보조금 폐지하라’는 팻말을 들고 다른 참석자들과 국회를 배경으로 서 있다.그러나 정작 본인은 지난달 31일 성평등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장관이 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며 겸직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합정치의 제도적 공백으로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기본소득당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썼다. ‘원외정당’의 어려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생기는 재정적 한계가 주요하다.광고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 후보자를 두고 “반칙을 일삼으며 특권을 추구하면서 그것을 선하고 옳은 일로 둔갑시키기까지 하는 황당한 노력은 민주주의도 무엇도 아닌 기득권 추구이자 또 하나의 반칙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용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주요 경력 가운데 하나인 노동당 활동 당시 ‘언더조직’의 성차별적 조직문화를 외면했다는 문제제기는 그가 국가의 성평등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장관 자리에 적합한 인사인지와 관련해서도 큰 의문점을 남긴다.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4일 한겨레에 “용혜인 후보자는 당시 언더조직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조직 관리보다는 대외 정치 활동을 많이 맡았다”며 “조직의 중간 관리자나 더 높은 위치의 선배들과 소통하는 등 조직에 발언권과 영향력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김 전 위원장은 용 후보자가 사실상 조직의 성차별을 묵인·방조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성차별적인 조직때문에 여성들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을 때, 용 후보자는 연대하기보다는 방관·침묵을 선택했다. 여성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든지, 조직 안에서 청년 수도권 책임자를 맡고 있던 박기홍씨(용 후보자의 남편)를 비판한다는지 등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 김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광고이런 논란이 불거진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성평등가족부장관 인사청문 준비 집무실에 출근하던 용 후보자에게 ‘비선조직과 연관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해명할 의향이 있는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용 후보자는 아무런 답변 없이 집무실로 올라갔다.김 전 위원장은 “(용 후보자가 성평등부 장관으로 지명된) 뉴스를 보고 놀라서 기본소득당 지도부 명단을 봤는데 2명 빼고 다 그 때 조직원들이었다. 만약 지금의 기본소득당과 용 후보자가 언더조직과 단절했다면, 그 과정을 밝히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