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도로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광고김동길 | 에티오피아 하와사대·경희대 교수 올여름 한국은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가뭄이 깊어지더니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폭염, 가뭄, 폭우의 ‘복합’ 현상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올해 유럽은 연이은 열돔과 기록적 가뭄, 대규모 산불로 몸살을 앓았고, 북미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겹치며 산불이 번졌으며, 남아시아와 중동, 남미 일부 지역에서도 극한 고온과 건조, 그 뒤를 이은 집중호우가 연쇄적으로 나타났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 가뭄, 산불, 폭우가 동시에 발생하거나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복합 기후 재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광고과학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복합 극한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와 최신 기후 모델들은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강해지고, 그 뒤에 집중호우가 뒤따르는 ‘하이드로클라이밋 휘플래시’가 증가할 것이라고 일관되게 전망했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는 현상은 예상 밖 돌발 사태가 아니라,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온 결과다.문제는 이 복합 재난이 기존의 단일 재난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폭염이 따로, 가뭄이 따로, 폭우가 따로 시간 간격을 두고 발생하는 경우와, 이들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때의 피해는 단순히 합쳐진 수준이 아니다. 폭염이 토양 수분을 급격히 증발시키면 뒤따르는 가뭄의 타격은 훨씬 커진다. 건조하고 굳어진 땅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물은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을 타고 흘러내려 산사태와 급속 홍수를 키운다. 생태계는 회복할 틈을 잃는다. 작물은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유실되고, 전력과 물 공급 시스템은 이중, 삼중으로 압박받는다. 연구들은 이런 시너지 효과가 개별 재난의 합보다 훨씬 큰 피해를 낳는다고 분명히 보여준다. 회복력이 떨어지면 다음 극한에 대한 취약성은 더욱 커진다.광고광고그런데 우리의 대응 체계는 여전히 ‘하나씩’ 나누어 대응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폭염 특보가 뜨면 냉방과 그늘을 강조하고, 가뭄이 오면 절수를 당부하며, 폭우가 예고되면 배수구를 점검한다. 개인도, 지자체도, 중앙정부도 각각의 재난 매뉴얼을 따로 갖고 있다. 이 방식이 완전히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복합 재난 앞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폭염으로 전력이 부족해진 직후 가뭄으로 냉각수가 모자라고, 그 위에 폭우가 덮치면 기존의 분리된 대응으로는 연쇄 실패를 막기 어렵다.이제 개인과 사회 전체가 준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광고개인 차원에서는 ‘한가지 재난이 끝난 뒤에도 바로 다음이 올 수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비상 물과 식량은 며칠분이 아니라 2~3주 분량을 다목적으로 비축하고, 폭염 후 홍수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정수 수단과 비상 전원을 준비해야 한다. 대피 경로는 하나가 아니라 복수로 설정하고, 취약계층은 폭염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침수 위험이 겹칠 경우를 미리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단순한 ‘재난별 체크리스트’를 넘어, 연쇄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생활 습관과 비상 계획이 필요하다.사회 시스템 차원에서는 더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물 관리는 가뭄 시에도 홍수에 대비한 여유 공간을 유지하는 통합 운영으로, 농업은 가뭄 후에도 폭우에 견딜 수 있는 토양 관리와 작물 체계로, 전력망은 폭염 수요 급증과 가뭄, 침수가 겹치는 상황을 가정한 분산·백업 체계로 재설계해야 한다. 대피 시설은 폭염 때 시원하고 홍수 때 안전한 다목적 공간이어야 하며, 재난 대응 부처 간 칸막이는 낮춰 ‘폭염→가뭄→폭우’를 하나의 연결된 위험으로 다루는 시나리오 기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도시 계획 역시 열섬 완화와 침투성 포장, 가뭄에 강한 녹지를 동시에 고려하는 ‘스펀지 시티’ 개념을 복합 재난 전 과정에 확장 적용해야 한다.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올여름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터져 나온 복합 재난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복합 기후 재난 시대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기존의 단일 재난 대책만 반복한다면, 피해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은 생활 속에서, 사회는 제도와 인프라에서 ‘연쇄’를 전제로 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회복력을 지키고, 더 큰 위기를 막는 길이다. 이제 고민을 실행으로 옮길 때다.
각개전투식 방재는 끝났다…‘복합 기후 재난’ 대비해야 [왜냐면]
김동길 | 에티오피아 하와사대·경희대 교수 올여름 한국은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가뭄이 깊어지더니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폭염, 가뭄, 폭우의 ‘복합’ 현상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 유럽은 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