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가운데) 대표가 지난달 8일 사르트주 라플레슈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광고“국민연합(RN·프랑스 극우정당)에 투표하는 사람들은 ‘이민자에 드는 돈이 너무 많다’며, 경제적 문제를 인종에 대한 원한으로 연결합니다.” 펠리시앵 포리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원은 지난달 말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프랑스 극우가 득세한 배경을 이렇게 요약했다. 국민연합의 거물 마린 르펜은 내년 4월 프랑스 대선 여론조사에서 최근 36% 안팎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포리 연구원은 국민연합이 유권자들을 파고든 과정을 추적해온 정치·사회학자다. 이민자 차별을 공공연히 외치는 이 정당이 어떻게 프랑스에서 세를 불렸는지 그에게 물었다. 포리 연구원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서민층이 대거 극우에 붙었다고 짚는다. 그는 “극우의 주된 지지 기반은 노동자와 불안정한 처지에 놓인 서민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탈산업화(제조업 쇠퇴)와 기업 해외 이전으로 타격받은 지역에 살고 있다”며 “물가와 주거비 상승을 불안해하는 하위 중산층도 주요 지지층”이라고 설명했다. 구매력 약화에 분노한 서민들이 기존 좌·우 정당에 등 돌리고 극우에 투표한다는 얘기다.광고 여기에 식민지 시대에 뿌리 둔 “외국인 혐오”가 극우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1954∼1962년 알제리 독립 전쟁 동안 프랑스 민족주의 진영은 알제리 아랍인을 고문·탄압해서라도 독립을 막자고 주장했다. 그중 일부는 알제리 독립 뒤 정부의 식민지 ‘포기’에 앙심을 품고 반무슬림·백인 우월주의로 나아갔다. 포리 연구원은 오늘날 국민연합의 세력 기반인 프랑스 남동부는 “역사적으로 알제리 전쟁과 피에누아르(북아프리카 식민지에 살던 백인 프랑스인)의 본국 귀환에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이라며 “(경제 불만 등) 사회적 문제와 인종적 문제의식이 만나 국민연합에 대한 투표가 이뤄진다”고 짚었다. 국민연합은 이른바 “자국민 우선주의”를 내세워 이런 표심을 파고들었다. 포리 연구원은 “자국민 우선주의란 외국인을 일자리 일부와 사회복지 혜택에서 배제하는 조처”라며 “이민자, 더 넓게는 인종적·민족적 소수자를 배제해 그들(백인 프랑스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반면 국민연합은 전통적 우파가 주장하는 자유 경쟁, 복지지출 축소와는 선을 긋는다. 포리 연구원은 “국민연합은 서민층을 ‘보호’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다. 다른 나라에서 나타나는 자유지상주의적이거나 반국가적(작은 정부 지향) 노선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했다.광고광고 이 정당의 마린 르펜이 공들인 ‘탈악마화’ 전략 역시 효과를 봤다. 르펜은 극우에 대한 유권자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당 간부들의 공개적인 나치 찬양·성소수자 혐오 발언 등을 금지했다. 포리 연구원은 “프랑스 남동부를 현장 조사해보면, 일부 지역과 사회 집단에서는 국민연합에 표를 주는 게 더는 전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연합 투표는 스스로가 진정한 프랑스인·노동자·존중받을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준다”고 전했다. 다만 극우 집권이 따 놓은 당상은 아니다. 포리 연구원은 “서민층 등 많은 유권자는 선거를 불과 몇주 앞두고야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지금부터 예측하는 건 위험하다”고 일렀다. 어떤 후보가 르펜과 함께 대선 결선에서 맞붙느냐도 변수라고 그는 강조했다. 중도·우파 유권자들이 극우 집권을 막기 위해 르펜의 상대 후보에 몰표를 줄 수 있다.광고펠리시앵 포리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원. 본인 제공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