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장발의 리오넬 메시가 2007년 FC바르셀로나 자선 행사에서 라민 야말을 목욕시키고 있다. AP 연합뉴스광고축구 역사상 이토록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서사가 또 있을까. 19년 전 바르셀로나의 한 라커룸에서 플라스틱 욕조에 담긴 갓난아기를 조심스레 씻겨주던 앳된 청년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26년 7월, 그 아기는 청년과 똑같은 등 번호를 달고 이제는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그 청년과 세계 최고를 다투게 됐다. 20일 새벽 4시(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은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와 라민 야말(19·스페인)의 외나무다리 승부로 압축된다.두 사람의 인연은 2007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탈루냐 지역 언론 ‘디아리오 스포르트’가 유니세프와 함께 진행한 자선 달력 촬영 현장에서, 당시 20살이던 신성 메시는 생후 수개월에 불과했던 야말과 만났다. 적도기니 출신 야말의 어머니 옆에서 메시는 야말을 씻겼다. 수줍음 많던 메시가 어색하게 아기를 목욕시키는 사진은 2024년 뒤늦게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사진을 찍은 호안 몬포르트는 “메시가 물이 가득 담긴 플라스틱 욕조 안에 아기가 있는 걸 발견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아기를 어떻게 안아야 할지조차 몰랐다”고 돌아보기도 했다.장발의 리오넬 메시가 2007년 FC바르셀로나 자선 행사에서 라민 야말을 목욕시키고 있다. AP 연합뉴스야말은 메시의 축구 발자취를 따라갔다. 집안 사정이 안 좋았는데도 유년 시절부터 축구를 하겠다고 어머니를 졸랐다. 다행히 어머니 직장 동료의 도움으로 만 4살이 되기 전 축구를 시작했고, 메시가 실력을 키운 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 ‘라 마시아’를 거쳤다.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라 리가에 최연소로 데뷔, 선발 출전, 득점 등 각종 신기록을 썼다. 지난 시즌에는 메시가 남긴 바르셀로나의 상징, 등 번호 10번을 공식적으로 이어받았다.광고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만 39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4년 전과 똑같이 아르헨티나를 다시 한 번 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16일 열린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전에서는 후반 막판 터진 동점골과 역전골을 모두 어시스트(2도움)하는 신들린 활약으로 2-1, 대역전극을 지휘했다. 그는 이번 대회 8골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월드컵 통산 최다 골(21골) 기록도 경신 중이다. 메시는 2014 브라질, 2022 카타르에 이어 통산 3번째 골든볼(MVP)에도 도전하고 있다.이에 맞서는 야말은 햄스트링 부상 여파를 이겨내고 스페인의 무적함대 진격을 지휘하고 있다. 프랑스를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한 스페인은 아르헨티나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하는 일정상의 이점도 안고 있다. 야말은 2024년 목욕 사진이 공개된 뒤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그 목욕물이 정말 메시의 축복이었다면, 메시가 저에게 그의 재능을 아주 조금은 나눠준 걸지도 모르겠다”라면서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더불어 “나는 메시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고, 나는 그를 존경한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의 길을 만들고 싶다”고도 했었다.광고광고축구사의 한 시대를 완벽하게 매듭지으려는 ‘축구의 신’ 메시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려는 ‘신성’ 야말의 운명적 90분이 다가온다.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