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2월23일 육군사관학교 86기 사관생도 입학식이 육사 화랑연병장에서 열리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페이스북광고방혜린 |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나는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군인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었다. 여자는 서울로 대학 안 보낸다는 집안 결정에 무작정 진학을 결심했다. 학교생활을 견디는 것은 고통이었지만 그래도 사관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은 나에겐 큰 자부심이었고, 사관학교이기에 할 수 있는 경험과 배움이 있었다. 지금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사관학교 통합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모교 얘기다 보니 관심 있게 보게 된다. 사실 통합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고, 여러 시도 끝에 1+3, 각 사관학교 신입 생도들을 세개의 조로 나누고 서로 섞은 다음 각 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본인 전공이 정해지는 2학년부터는 본교로 와 생도 생활을 이어가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지금 얘기가 나오는 통합사관학교 모델도 크게 다르지는 않아 보인다. 1+3 대신 2+2로 바뀌고, 통합 선발을 통해 신입생을 모집해 저학년 때는 한곳에서 공통교육을 받고, 3학년 때 병과와 전공을 선택해 각 군 사관학교로 가는 구상이다.광고이번 정부에서 통합사관학교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그 어떤 이유보다도 12·3 내란 때문일 것이다. 국방부는 정치 보복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항 중 군 교육기관 통합을 다른 국방 이슈와는 다르게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의 회복’ 아래 넣은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는 배치다. 매번 그랬듯 육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카르텔이 내란의 핵심 동력이라는 인식이다. 이번 내란의 주요 가담자였던 군 사령관들은 모두 근기수로 함께 육사에서 동고동락했던 관계다.그런데 육사라는 공간이 이 카르텔의 원흉인가,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왜 하필 육사만인가’라고 덧붙여 물어야 한다. 육사 출신들이 권력에 가닿을 수 있는 것은 이른바 핵심 보직이라는 것이 육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육군 중심의 군 조직 체계를 갖고 있고, 이에 많은 별 자리가 육군에 배정되어 있다. 특정 집단을 형성해 배타적 권력을 틀어쥐고 자기들끼리 나눠 갖는 짓을, 해·공사가 아니라 육사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리가 육군, 그것도 육사 출신들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건 학교와 출신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군의 조직 체계의 문제다. 이 부분을 먼저 진단하지 않는 한, 학교를 합쳐봐야 ‘더 큰 육사 조직’을 갖는 것과 다르지 않다. 권력은 출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리로부터 나온다.광고광고사관학교 입학 성적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 역시 선뜻 이해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나는 비교적 사관학교가 인기가 있을 때 입교했는데, 그때는 공무원 자체의 인기가 높았다.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졸업 후의 취직 연계성, 은퇴 후에도 안정된 삶을 약속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됐기 때문이다. 사관학교의 매력이 떨어지는 건 더 이상 그런 욕구가 충족되지 않기에 그런 것에 가깝다. 이른바 ‘개고생’을 해가며 그 직업을 선택할 유인이 없는 상황에서 학교의 덩치를 키우는 것만으로 좋은 학생을 모집하긴 어렵다.사관학교 출신 전역률을 통제하는 가운데 이직의 기회가 극히 제한되고, 열악한 인프라를 견뎌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사관학교가 양질의 대학이 된다면 인기가 있어질지도 의문이다. 엘리트 장교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교육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말과, 양질의 교육이 이뤄진다면 대학으로서 인기가 있을 것이란 말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몇몇 언론을 통해 민관군 합동위원회의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에 참여했던 이들의 인터뷰를 접했다. 육사 출신 전문가라는 분은 졸업한 지가 50년이 넘어, 현재 육사 생도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조차 모르시는 것 같았다. 교육과정이 변하는 것은 군의 하부구조를 완전히 바꾼다는 것과 다름없는데, 막상 현장 목소리는 다 지워진 채로 ‘통합’이라는 정치적 필요성 속에서 탁상공론을 통해 밀어붙여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육사 카르텔의 진짜 원인 [똑똑! 한국사회]
방혜린 |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나는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군인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었다. 여자는 서울로 대학 안 보낸다는 집안 결정에 무작정 진학을 결심했다. 학교생활을 견디는 것은 고통이었지만 그래도 사관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은 나에겐 큰 자부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