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자가 지난달 4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광고 김광수 | 전국팀 선임기자광고 “기자님, 누가 될 것 같습니까?” 지난달 3일 오후 6시께 지상파 3사 공동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 사무실 앞에 있던 민주당 관계자가 내게 다가와 불쑥 질문을 던졌다. ‘그래도 오랜 기간 선거 취재로 잔뼈가 굵은 기자인데 틀리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내가 대답을 망설이자 그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아무래도 힘들겠지요?” 두번째 질문은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죠. 저 정도 격차는 개표 후반 뒤집히지 않을까 싶네요.” 내 대답에 그는 실망한 듯 뒤돌아서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내 말을 인용하며 대화하는 것을 보며 ‘내 예상이 틀리면 어쩌나. 괜히 말했나’라는 약간의 후회가 밀려들었다.광고광고 출구조사에서 전재수 후보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1.9%포인트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예측 불허의 박빙이었으나 나는 박형준 후보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근거는 나만의 ‘10%포인트 룰’이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영남에서 민주당 후보가 확실히 승리하려면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10%포인트는 국민의힘 지지자이면서도 출구조사에서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샤이 보수’표다. 영남권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10%포인트가량 뒤져도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고, 민주당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이겼으나 개표에서 허무하게 역전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광고 이런 사례는 영남권에서 자주 발생했다.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선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부산 지역구 18석 가운데 5석을 민주당이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으나 개표 결과 1석만 민주당이 이겼다. 전재수 부산 북구갑 후보였다. 나머지 민주당 후보 4명은 출구조사에서 2.6~4.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나 개표 결과 0.79~5.57%포인트가 부족했다. 출구조사와 개표 결과의 차이는 4~9.77%포인트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영남에서 10%포인트 룰은 어김없이 작동했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54.3% 지지를 얻어 45.7%인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8.6%포인트나 앞섰으나 개표 결과는 박 후보 51.3%, 김 후보 48.7%였다. 밤샘하며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나는 박형준 후보의 대역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전재수 후보의 당선 후보 확정 기사 작성을 미뤘다. 3 대 7 비율로 민주당 후보가 항상 밀렸던 해운대구 투표구에서 전재수·박형준 후보의 득표율이 비슷하게 나온 것을 보며 전재수 후보 당선을 확신했다. 새벽 3시께였다. 결국 전재수 후보는 2.6%포인트 차이로 박형준 후보를 이겼다. 출구조사 예상 득표율 차이보다 0.7%포인트 더 많았다.전재수 부산시장(가운데)이 부산시장에 취임한 지난 1일 부산시청에서 민생 100일 비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끝내 역전이 일어나지 않자 누구보다 당황한 쪽은 박형준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었다. 이들은 합리적 성향의 보수표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해서 박형준 후보가 패했다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결정적 패인을 꼽으라고 하자 판단이 엇갈렸다. “박형준 후보가 한동훈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와 손을 잡았어야 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 부산에서 박형준 후보 유세 활동을 벌인 것이 악수가 됐다”, “박형준 후보가 극우 성향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고 극우 성향의 인사를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시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돌아섰다” 등으로 갈렸다.광고 선거에서 이기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선거에서 지면 모두가 네 탓이라고 한다. 선거가 끝나면 패배의 원인과 승리의 원동력을 해석하는 것도 백가쟁명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나의 10%포인트 룰이 깨졌다는 것이다. 보기 좋게 나의 예측이 빗나갔지만 2003~2023년 부산시 브랜드 슬로건 ‘다이내믹 부산’이 떠오른 부산시장 선거였다. 1990년 3당 합당 뒤 특정 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부산 정치 지형이 변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직 지나친 해석일까.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