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미국 위스콘신주 주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프란체스카 홍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은 한국적 가치가 자신을 더 좋은 지도자로 만들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5월9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에서 인터뷰를 마친 홍 의원. 뉴욕/연합뉴스 광고 김원철 | 워싱턴 특파원광고 “지금은 운동의 순간입니다.” 지난해 9월 전화기 너머 프란체스카 홍의 목소리는 차분했습니다. “노동계급이 행동해야 하는 순간”이라며 “‘대신 싸워주는 정치’는 끝났다”던 그의 말은 영락없는 도전자의 언어였지만, 왠지 모를 힘이 있었습니다.광고광고 그 힘은 홍과 인터뷰한 지 한달여 뒤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에서 홍과 같은 민주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가 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시애틀(케이티 윌슨 시장 당선), 워싱턴(재니스 루이스 조지 사실상 차기 시장 당선자), 로스앤젤레스(니티아 라만 결선 진출) 등 미국 내 주요 대도시로도 번져나갔습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뉴욕주 연방하원 민주당 경선은 이 흐름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맘다니가 지지한 브래드 랜더, 클레어 밸디스, 대리얼리자 아빌라 셔발리에는 각각 민주당 현역 하원의원 2명과 은퇴 의원이 지목한 후계자를 물리치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1년 전 내 당선은 운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맘다니의 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습니다.광고 홍의 출마도 ‘의미 있는 도전’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오는 8월11일 위스콘신주 민주당 주지사 경선을 앞두고 그는 선두권에 올라 있습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22%의 지지율로 만델라 반스 전 부지사(26%)를 턱밑까지 추격했고, 세라 로드리게스 현 부지사(15%)를 따돌렸습니다. 두달 만에 지지율이 8%포인트나 급등했습니다. 막대한 자금력과 견고한 조직 없이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미국 정치판에서 요리사이자 바텐더이며 아들을 홀로 키우는 한국계 여성 주 하원의원이 미 역사상 첫 한국계 주지사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은 현재 미국 민주당 내 에너지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가리키고 있습니다. 기존 정치 문법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바꾸는 정치입니다. 시스템 자체의 리부트입니다. 비슷한 에너지가 우파 진영에서 ‘트럼프’라는 이름 아래 모여 폭발한 것과 닮은 현상입니다. 이 흐름이 올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의미 있는 실체로 확인되면 다음 전장은 2028년 대선입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같은 기성 민주당 정치인 대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이나 로 카나 연방 하원의원, 혹은 아직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 이 공간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민주당 내 민주사회주의자들의 무기는 20세기 초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태동한 선배들의 전통과 맞닿아 있습니다. 거창한 이념 대신 상하수도, 공원, 학교 등 공공서비스 개선에 집중해 ‘하수도 사회주의’라는 이름을 얻었던 밀워키의 민주사회주의자들처럼 이들은 주거비·보육·의료·대중교통 등 일상의 문제 해결에 집중합니다. 정치에 냉소적이던 청년과 노동계급이 이들에게 열광하는 배경입니다.광고 “‘점진주의적 접근’은 무책임하다”고 프란체스카 홍은 지난해 인터뷰 말미에 강조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먹을 것을, 노동자들에게선 의료를, 모두에게서 공교육을 빼앗으려는 ‘비상한 시점’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급박한 현실이 다급하고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미국 정치권으로 소환하고 있습니다.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