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19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경기장의 모습. 사포판/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광고 긴장감이 맴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축구 A매치가 열리는 시각. 경기장 외곽 잔디를 두르는 광고판 뒤에 일명 ‘대포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일제히 공을 쫒아 같은 방향으로 렌즈를 돌린다. 축구경기를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이다. 경기장 코너와 골대 사이, 아무자리나 상관 없을 것 같은 그곳에 그들은 어떻게 특정 위치에 앉아 있게 됐을까? 사진기자들의 축구 경기 취재는 사실상 경기 전날 시작된다. 피파(FIFA·국제축구연맹)가 경기 하루 전에 취재자리 신청을 받기 때문이다. 앉는 자리에 따라 찍을 수 있는 사진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리 신청은 사진기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일정이다. 누구나 제일 좋은 자리에 앉기 원하기 때문에 신청 과정은 아주 체계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된다.광고 먼저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로 피파 언론 전용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체크인’ 버튼이 활성화된다. 빠르게 버튼을 누르는 순서대로 티켓팅 줄을 설 수 있게 된다. 차례를 기다리면 내가 몇 번째로 줄을 섰는지 나타난다. 본인은 체코전 때 11번째, 멕시코전 때 14번째, 그리고 24일(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신청 때는 6번째로 줄을 섰다.남아프리카공화국전 자리 신청 화면 갈무리. 신청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다가(왼쪽 사진), 체크인 버튼을 누르면 줄을 서서 기다리고(가운데 사진), 신청이 끝나면 경기 티켓이 나타난다(오른쪽 사진). 몬테레이/김영원 기자 줄을 선 다음부터는 1번째 사람부터 차례대로 45초 동안 원하는 자리를 고를 수 있다. 1번째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를 고르고, 2번째 사람은 45초, 3번째 사람은 90초를 기다린 뒤 자리를 고르는 식이다. 따라서 기자는 이날 4분 30초를 기다린 뒤에 원하는 자리를 고를 수 있었다. 간 떨리는 부분은 기다리는 동안 내가 원하는 자리가 하나씩 사라진다는 것이다.광고광고지난 18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의 숙소에서 필자(왼쪽 셋째)를 비롯한 사진기자들이 경기장 자리 신청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함께 월드컵 일정을 취재중인 중앙일보 기자가 찍어준 사진이다. 24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우니베르시타리오 경기장에서 사진기자들이 자리 신청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몬테레이/김영원 기자 이날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식 훈련이 있었다. 문제는 훈련 시간과 자리 신청 시간이 겹쳐버린 것이었다. 자리 신청을 도와줄 사람이 없는 일부 기자들은 어쩔 수 없이 훈련을 처음부터 취재하지 못하고 자리 신청을 마친 뒤에야 훈련을 찍을 수 있었다. ‘내가 내일 경기 때 어디에 앉아서 취재하게 될지’와 ‘지금 당장 취재해야 하는 훈련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가 충돌하는 상황이었다. 필자는 자리 신청을 마치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뛰어서 훈련을 조금이라도 취재할 수 있었다.광고 사실 좋은 자리가 정해져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경기장 어디서 어떤 장면이 나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진기자들이 선호하는 자리는 있다. 벤치를 아래쪽으로 두고 봤을 때 왼쪽과 오른쪽 골대 하단이 소위 ‘주요 사진’이 나오는 자리다. 그중에서도 코너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장면을 수월하게 찍을 가능성이 크다.기자가 체코전(왼쪽)과 멕시코전 때 신청한 자리를 설명하는 그림. 체코전 때는 오른쪽 골대 하단 코너쪽에 앉았고, 멕시코전 때는 왼쪽 골대 상단에 앉았다. 두 경기 모두 후반전에는 반대편 골대로 넘어가 나머지 경기를 취재했다. 과달라하라/김영원 기자 한국 기자들은 한국 선수들이 공격하는 모습을 찍어야 하므로, 하프타임 때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그래서 후반전에 자리를 바꿔줄 기자를 찾는 것도 일이다. 경기 시작 전에 상대방 국가 또는 멕시코 기자에게 말을 걸어서 ‘자리 흥정’을 한다. 서로의 수요가 맞으면 수월하게 자리를 바꾸고, 그렇지 않으면 ‘빈자리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가 돼야 한다. 기자는 체코전 때 자리 바꿀 사람을 찾지 못했지만 운 좋게 빈자리를 찾아 앉았고, 오현규 월드컵 데뷔골 세리머니를 찍을 수 있었다.지난 19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경기장에서 필자(맨 왼쪽)가 후반전에 자리를 바꿀 다른 기자를 찾고 있다. 함께 월드컵을 취재중인 뉴스1 기자가 찍은 사진이다. 지난 19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경기장에서 기자(맨 오른쪽)가 후반전에 서로 자리를 바꿀 다른 기자를 찾고 있다. 뉴스1 기자가 찍어줬다. 광고지난 19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경기장에서 기자와 후반전에 자리를 바꾸기로 한 멕시코 기자. 사포판/김영원 기자 벌써 세 경기째 자리를 신청했지만 이 떨림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 덕에 식은땀은 두 배로 흐른다. 사진기자의 간은 탈부착이 되는 것 같다.지난 19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경기장 사진기자가 앉는 의자에 숫자가 표시돼 있다. 사포판/김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