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 케나리트 마을에서 20일 한 여성이 잔해 위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광고“헤즈볼라가 먼저 포격을 했다. 우리는 그저 방어적 공격을 했을 뿐이다.” “이스라엘의 영토 점령이나 점령 확대에 대응했을 뿐이다. 점령된 레바논 영토에서 이스라엘의 이동 자유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21일(현지시각) 스위스에서 시작된 미국-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 후속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레바논 분쟁이 좀처럼 중단되지 않고 있다. 양쪽이 상대에게 교전 지속의 책임을 돌리기도 하지만,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을 두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략적 이해가 충돌하기 때문이다.현재 레바논 전투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 3월2일 헤즈볼라가 참전을 선언하면서 시작됐으나, 지난 4월8일 미-이란이 휴전한 뒤부터는 휴전을 깨려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도구로 활용됐다. 이스라엘은 휴전 선언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선언했고, 지난 17일 미-이란의 종전 양해각서 서명에도 같은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광고양해각서 서명을 전후해서는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점령지 확대를 밀어붙이고 헤즈볼라는 이에 대응함으로써, 어느 쪽이 먼저 도발을 했는지 무의미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스라엘은 18일 공개한 이른바 ‘확장 지도’를 통해,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점령 북방 한계선을 기존의 리타니 강보다도 약 5∼10㎞ 더 북쪽까지 올렸다.네타냐후는 그 후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최종 안전선”이라며 “헤즈볼라가 완전히 사라지고, 이란의 위협이 끝날 때까지 영구히 이 선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4월 일시적이라고 표현했던 리타니 강 북방한계선을 사실상 영구적인 것으로 선언한 셈이다.광고광고19일과 20일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도 이스라엘이 점령지를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나타티예를 내려다보는 전략 요충지인 알리 알타헤르를 침투하려고 했고, 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탱크 등을 포격하며 대응했다.이스라엘은 레바논이 자국 안보의 직접적 일부이기 때문에 집착한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견제하는 큰 역할을 해왔다.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큰 타격을 주자, 이란의 또 다른 동맹이던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고, 2024년 이후로 이스라엘의 대이란 직접 공격까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이란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철수 및 영향력 배제를,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완전한 소탕 및 영향력 확보를 목표로 삼는다.광고네타냐후는 레바논 전선을 확대하고는 있으나 정치적으로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종전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한데,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란과 종전은 미국의 굴복’이라며 레바논 공격을 지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헤즈볼라도 상당한 회복력을 보이며,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을 난민으로 만드는 등 실질적인 안보 피해를 입고 있다. 네타냐후로서는 이란 전쟁의 카드로 쥐려 했던 레바논 전선이 이제는 물릴 수 없는 계륵이 되고 있는 셈이다.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