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5월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광고수출 호황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데도 원화 가치가 이례적으로 떨어지는(환율 상승)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 호조를 압도하며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고환율에 위기의식을 느끼지는 않는 분위기지만 고환율은 물가와 금리를 차례대로 밀어올리며 가계에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뒤 지난달 28일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환율 쏠림에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막 무대에 오른 신임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치고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강한 어조였다. 신 총재의 경고성 메시지가 무색할 정도로 원-달러 환율은 이후에도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며 이달 2일 1516.4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15일(1500.8원)부터 12거래일 연속 1500원선 위에 머무르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 총재의 발언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정까지 겹쳐 읽으면 환율 고공 행진은 이례적으로 여겨질 수준이다. 5월 수출은 877억5천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석 달 연속 800억달러를 웃돌았다. 반도체 초호황 분위기에 비춰 이런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지고,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500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1230억달러)의 두배를 넘을 것이란 한은의 전망도 환율 흐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양상이다. 외환시장이 미-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에 짓눌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고 박상현 아이엠(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간 종전과 관련된 불확실성 리스크가 유가는 물론 달러화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국면이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외환시장이 전쟁 리스크에 노출돼 유가도, 환율도 ‘호르무즈’만 본다”고 분석했다. 전쟁이 석유 가격과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원화 값은 약세를 띨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일컫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 물가가 오르고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과 강달러 압력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이란 종전 협상의 향방에 따라 유가, 그에 따른 환율 움직임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으로 갈려 있다. 하반기 들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또한 원-달러 환율 동향의 주요 변수로 떠올라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 한국보다 1.25%포인트(상단 기준) 높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 축소로 이어져 고환율 부담을 덜어줄 요인이다.광고광고 환율 고공 행진에도 정부나 기업 쪽의 걱정이나 비명은 그다지 들리지 않는다. 고환율은 곧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읽히고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식의 해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는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를 평가이익 실현과 투자 비중의 재조정 성격 정도로 정부 쪽에선 보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물가·고금리와 함께 고환율을 “한국 경제의 도약 과정에서 수반되는 성공 비용”이라고 분석한 게 한 예다. 고환율이 원화 표시 수입 원자재 가격을 밀어 올리고 국내 업체들의 부담을 늘린다는 목소리도 크지 않다.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제품의 경쟁력에 힘입은 수출물가 상승세가 더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반 가계의 사정은 다르다. 고환율은 수입물가, 생산자 물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차례차례 이어질 수 있다. 이미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라 2024년 3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에 얽힌 유가나 환율 흐름에 비춰 물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작된 가계 부문의 물가 고통을 더 추가할 요인이다. 시장금리의 밑바탕을 이루는 기준금리 인상의 예상 시점을 앞당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금융시장에선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7월부터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한은 경고에도…1500원대에서 꿈쩍않는 환율
수출 호황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데도 원화 가치가 이례적으로 떨어지는(환율 상승)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 호조를 압도하며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고환율에 위기의식을 느끼지는 않는 분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