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일본 후쿠시마 핵사고 15년을 맞은 지난 3월11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신규핵발전소 저지 전국비상행동’ 회원들이 ‘3110인 탈핵선언대회’를 열었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광고환경단체들이 새로운 핵(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한 정부의 계획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섯 가지 질문을 던졌다. 애초 환경단체들은 이 대통령을 초청해 함께 토론하려 했으나, 청와대는 이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반핵·환경단체들이 연대한 ‘신규핵발전소 저지 전국비상행동’(이하 전국비상행동)은 21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꼬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다섯 가지 쟁점을 제기하고, 이 대통령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이들이 제기한 쟁점은 △전력 수요와 원전의 시·공간 불일치 △원전과 재생에너지 충돌 △송전선로 신설 갈등 △핵 폐기물 처분의 위험 △원전의 과도한 밀집 위험이다. 이들이 이 대통령에게 함께 토론하자고 한 이유는 정부 초기 재생에너지에 집중하겠다던 이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신규 원전 건설로 돌아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첫째 쟁점인 ‘전력 수요와 원전의 시·공간 불일치’와 관련해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급변하는데, 신규 원전은 2037~2038년에나 완공된다. 앞으로의 전력 수요는 ‘지산지소’와 ‘재생 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로 풀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김 소장은 또 “용인의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는 이재명 정부가 내건 ‘지역 균형 발전’과 ‘에너지 지산지소’(생산지 소비)라는 두 가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도 지적했다.광고 박항주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둘째 쟁점인 ‘원전과 재생 에너지 충돌’과 관련해 “신규 원전 건설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 전력 계통에 과부하가 걸려 대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위험 때문에 원전의 출력을 줄이면 원전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재생에너지 발전을 줄이면 재생에너지100(RE100) 달성이 어려워진다”며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박 위원은 또 △중장기 경제성 △고용 유발 △생태계 영향 △사회 갈등 측면에서도 원전이 불리하다고 지적했다.경주 월성원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셋째 쟁점인 송전선로 신설과 관련해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한국의 원전은 동남부에 20기가 집중돼 있고, 전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송전선로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사업이 지연되며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며 이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현재 경기와 충청, 호남의 시민·환경 단체 100여곳은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을 만들어 투쟁하고 있다.광고광고 넷째로 핵 폐기물 처분과 관련해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현재 임시 방편인 건식 저장이 영구 저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기 건식 저장을 전제로 안전 기준과 관리 체계를 세워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건식 저장을 위한 17개 안전 요건이 있는데, 아직 한국엔 제대로 된 안전 요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경주 방사능 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의 안전과 사용 후 핵 연료 재처리 주장의 실상도 잘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용석록 탈핵신문 편집국장은 ‘원전의 과도한 밀집’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현재 한국의 원전은 모두 32기인데, 한 곳에 6기 또는 10기씩 네 곳에 집중돼 있다. 용 국장은 “최근 태풍과 산불, 지진, 해수 온도 상승 등 자연 재해로 원전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또 “사고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방사능 배출로 주변 지역 주민들이 암에 걸리는 비율이 높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물었다.광고 애초 전국비상행동은 이번 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토론하려고 세 차례 참석을 요청했으나, 이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토론회 자료를 청와대 기후에너지환경비서관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를 준비한 박수홍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 1기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부는 이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공론화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들 질문에 답하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