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19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광고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텀블러 이벤트를 벌이며 민주화운동을 폄훼·조롱하는 듯한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업체 최대주주인 이마트와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맺은 계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계약에 ‘이마트 탓으로 계약이 깨질 경우 미국 본사가 이마트 지분을 35% 싸게 사 갈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이마트는 2021년 7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SCI)로부터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총 67.5%의 지분을 확보했다. 미국 본사는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되거나 당사(이마트)의 귀책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된 경우, 이마트가 소유한 스타벅스코리아 주식 전부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마트의 잘못으로 계약이 해지되면 미국 본사가 공정가치 평가액에서 35%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에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스타벅스 브랜드 가치를 훼손해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이 본사에 사실상 헐값에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하지만 이마트는 이런 지적에 선을 그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사 귀책사유에 따른 계약 해지는 출점 계획 미달, 채무불이행, 비밀유지위반 등 의무불이행에 적용된다”며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 본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상, 계약 해지와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판단해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광고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그러나 법조계와 거버넌스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법조인은 “라이선스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브랜드”라며 “글로벌 프랜차이즈 계약에는 통상적으로 브랜드 보호와 가치 훼손 방지를 위한 엄격한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브랜드를 빌려 쓰는 쪽이 브랜드 명성에 손상을 입히는 행동을 할 경우 본사에서는 이를 엄중하게 다룰 수 있다는 취지다.이마트가 주장하는 ‘채무불이행’의 범위를 재무적인 영역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이선스 계약에서 채무란 단순히 물품 대금을 미지급하거나 로열티를 연체하는 재무적 문제만을 뜻하지 않고, 브랜드의 가치를 지켜야 하는 ‘계약상 의무(채무)’가 포함돼 있다는 뜻이다. 이 시각으로 보면, ‘5·18탱크데이’ 논란은 브랜드 가치를 실추시키는 채무불이행 사유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얘기다. 스타벅스 같은 초국적 기업의 라이선스 계약에는 이와 같은 브랜드 가치 손상 행위에 대한 제재 조항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광고광고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5·18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 대변인은 최근 로이터에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조치가 취해졌으며,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본사가 직접 조사에 나선 것 자체가 계약상 조사권 근거 조항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한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급히 사태 진화에 나서고 관련 임원들을 경질한 배경도 지분 강제 매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위기관리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이주빈 기자 yes@hani.co.kr